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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눈으로 보는 명곡] 20대 청춘을 매료시키는 “인디음악”의 재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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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밴드, 인디라는 장르가 급부상이 되며 대중매체에도 자주 등장하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마침내는 음원차트에서도 선풍을 일으키며 인디밴드의 색다른 노래에 열광하는 대중들도 등장했다.

인디음악이란 원래 홍대 길거리에서부터 시작해 클럽에서 공연하는 음악을 지칭하는 것은 아니었다 ‘인디펜던트 음악(Independent)' 의 줄임말로 ’독립음악‘이란 뜻을 가지고 있다. 여기서 ‘독립’이란 특정한 장르의 개념이 아니고, 상업적인 거대 자본과 유통 시스템으로부터 벗어나 대중들을 통해 유통하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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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각광 받는 인디밴드 혁오밴드의 홍대 공연 모습. : ⓒ MK스타일 / 혁오밴드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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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음악에 대해 “인기가수가 되지 못해서 인디가 된다”는 세간의 관점은 근거가 없다. 한국의 인디음악은 대중적 각광을 받을 수 있는 트렌드를 처음부터 염두에 두지 않았기 때문에, 언더그라운드나 아마추어와 비슷한 개념으로 이해되기도 하지만 이는 잘못된 개념이다.

인디음악은 대형기획사에 종속되어 간섭받지 않고 유행이나 인기에 연연하지 않는 자신만의 창작곡을 담은 음반을 제작하는 결과물로, 모든 음악활동을 자체적으로 해결하는 시스템적 개념이 강하다. 또한 대중들에게 친숙함보다는 특이함, 독특함이라는 수식어를 생각나게 한다. 이런 인디음악들이 20대 청년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는 직관적으로 이야기하는 특이한 가사, 어디서도 들어 보지 않은 독특한 리듬으로 자신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들려주기 때문이다.

최근 20대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혁오밴드가 그 대표적인 예이다.

위태롭고 힘든 20대의 모습을 마치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 놓듯 담담한 어조로 이야기한다.

독특한 목소리와 쉽게 들어 보지 못한 특이한 반복적 리듬은 마치 옆집 친구가 나에게 자신의 힘든 상황을 이야기하는 듯한 착각을 불러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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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오밴드 앨범 ‘20’의 앨범자켓 : ⓒ MK스타일 / 혁오밴드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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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오밴드의 앨범명 ‘20’에 수록된 ‘위잉위잉’을 보자.

“비틀비틀 걸어가는 나의 다리 , 오늘도 의미 없는 또 하루가 흘러가죠”

“사랑도 끼리끼리 하는 거라 믿는 나는 좀처럼 두근두근 거릴 일이 전혀 없죠”

“위잉 위잉 하루살이도 처량한 나를 비웃 듯이 멀리 날아가죠”

“사람들 북적대는 출근길에 지하철을 좀처럼 카드찍고 타볼 일이 전혀 없죠”

“집에서 뒹궁뒹굴 할 일 없어 빈둥대는 내 모습 너무 초라해서 정말 죄송하죠”

2014년 9월에 발매된 ‘20’은 혁오 자신이 지나왔던 10대의 마지막인 열아홉 살과 십대를 갓 벗어나 한참 어설픈 나이인 스무 살, 그리고 성년의 초입단계인 스물한 살에 쓴 곡들이 각 시기당 2곡씩 묶여 총 6곡이 이 앨범에 수록되어 있다.

10대의 끝자락과 20대의 시작 사이에서 청춘이 가지는 불완전한 감정, 허무함을 표현한 앨범 ‘20’은 한 TV 예능 프로그램인 “무한도전”을 통해 대중에게 알려지면서 인기를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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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무한도전 “무도가요제”에서 노래하는 혁오 : ⓒ MK스타일 /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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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10대를 벗어나 20대에 진입한 이에게는 성인이라고 하기엔 너무도 불완전할 뿐만 아니라 시행착오도 잦다. 이 시기를 막 지나는 사람만이 느끼는 불안함과 위태로움이 존재한다. 혁오밴드는 이러한 20대의 현실적 감정을 독특한 목소리로 공감한다. 기성 가요들과는 다르게 어설픈 위로의 말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위태로운 상황에 공감하고 그들의 목소리로 자신의 이야기를 전달한다. 리듬 또한 독특하다.

한 소절을 넘어갈 때마다 기타를 변주해 반복된 리듬의 무료함을 제거했다. 클라이막스에서 기타가 양쪽에서 신나게 귀를 간질이고 가운데에서 들려오는 드럼과 베이스 보컬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단단함으로 잘 어우려져 있다. 한마디로 완성도가 기존 기성가요보다 매우 높다. 이런 완성도는 더욱 가사에 집중하게 만들어 폭풍 공감을 이끌어낸다. “나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 것 같다”, “20대가 공감할 수 있는 가사다” 라는 대중의 평가를 가져올 만하다.

최근 계속 되고 있는 인디밴드 음악의 인기는 앞으로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음악을 가장 많이 듣고 소비하는 20대의 독특함과 솔직함, 특이함이 이를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음원차트 1위를 싹쓸이한 “뽈빤간사춘기”의 인기가 이를 반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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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빨간 사춘기 "RED PLANET"의 타이틀곡 "우주를 줄게" 뮤직비디오 : ⓒ MK스타일 / 쇼파르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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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인디음악은 노래를 잘 못하는, 인기가 없는 비주류의 음악이 더 이상 아니다. 솔직함과 독특함, 그러면서 위태롭고 불안한 20대 청춘을 가장 잘 표현하는 음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MK 스타일] <조대현 (대중음악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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