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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기고] 서울의 한자이름 `首爾` 문제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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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2005년 이후 한국의 수도인 서울의 한자 표시는 '漢城(한성)'에서 '首爾(수이)'로 바뀌었다. 필자는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중국 교육부 파견교원으로 한국의 모대학에서 재직 중 이 명칭을 접했다. 대부분의 중국인들은 별 생각없이 지역 명칭으로 이해한다. 그러나 중국내 학자들 가운데는 이 명칭에 대해 좀 더 깊은 고민이 필요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한자로 표시된 이 명칭을 그냥 보면 '제일의 도시'나 '당신은 제일'이라고 해석될 수 있지만, 首爾란 글자의 뜻은 한문에서 다른 의미도 있다.

'首爾'란 한자는 서울의 발음과 비슷해서 채택되었다고 한다. 삼국유사에 따르면 신라의 국호는 '徐羅伐(서라벌)'또는 '徐伐(서벌)'이었다는 기록이 있다. 즉 首爾의 발음은 徐羅伐나 徐伐과 같으며 뜻은 수도이다.

한자를 해석할 때, 특히 고문을 해석할 때는 한 글자씩 해석해 보아야 한다. '首'의 의미는 '맨처음', '제일'이란 의미도 있지만 '머리'의 뜻도 있다. 설문해자(說文解字)에 따르면 '首'자의 윗부분은 머리털을 의미하고 아랫부분은 머리를 의미한다. '荀子(순자)•儒效(유효)'에 '遂乘殷人而誅紂 蓋殺者非周人因殷人也 故無首虜之獲 無蹈難之賞'이라는 내용이 있는데, 여기서 '首虜之獲'(수로지획)은 적군의 머리와 포로들을 사로잡은 수확이란 의미이다.

'爾'의 의미도 다시 새겨볼 필요가 있다. 설문해자(說文解字)를 보면 爾의 최초의 뜻은 창문의 무늬나 도안이고 파생의 의미는 바로 '당신'이란 뜻이다. 맹자(孟子)에 있는 '爾爲爾 我爲我'란 문장을 보면 爾는 당신의 뜻이다. 그래서 首爾라는 명칭은 '베어 온 당신의 머리'란 뜻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首爾라는 명칭은 좋은 뜻도 있지만 좋지않은 뜻으로도 이해될 수도 있는 것이다. 서울을 한자로 표시하려면 서로 다른 의미를 가지지도 않고 한국의 상황에도 맞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필자는 서울의 중국어 명칭을 하나 제시하고자 한다. 서울의 한자로 '瑟戊(슬무)'을 제안하고자 한다. 발음은 'se wu'이다. 서울의 발음인'seo wool'과 더 비슷하다. 중국어로 首爾를 발음하면 'shou er'인데 중국인인 필자가 들을 때 서울의 발음과 그다지 비슷하지 않다.

'瑟'는 유구한 역사를 가지는 현악기이고 맨처음에 현이 쉰 줄이 있어서 '錦瑟無端五十弦 一弦一柱思華年'이라는 시도 있고, 시경(詩經)에도 '窈窕淑女 琴瑟友之'라는 문장이 있다. '瑟'라는 이 글자를 이용하면 옛날에 '以樂爲法'과 '以樂治國'이란 개념도 나올 수 있다. 한국은 옛부터 군자의 나라(君子之國)라고도 불리는 이유는 나라를 잘 다스려 국민들은 안정된 생활을 누리며 즐겁게 일하고, 禮(예) 樂(락) 政(정) 刑(형) 네 가지 치국 수단을 하나로 잘 합쳐서 '同民心而出治道也'라는 태평성세를 이룬다는 의미라고 생각한다.

설문해자(說文解字)에 있는 '戊'의 해석은 '中官也'라고 한다. 즉 '戊'는 중간의 위치라는 뜻이다. 고대의 십간(十干)에서 '戊'는 다섯째 자리를 차지한다. 戊의 또 다른 하나의 뜻은 전쟁이 없고 국가가 태평하다는 의미이다. 총괄하면 '瑟戊'이란 두 글자로 한국의 수도를 표기하면 더 좋다고 생각한다. 락(樂)을 이용해 나라를 잘 다스리며 전쟁이 없는 태평성대를 바라는 의미인 것이다. 이렇게 보면 '瑟戊'란 명칭은 首爾란 명칭보다 한국의 실상에 더 맞을 거라고 생각한다.

[劉均國(류쥔궈) 산둥청년정치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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