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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마지막 ‘쌍방울맨’ 이진영에게 2,000안타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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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kt 이진영. k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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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이진영(37)은 현역 선수 가운데 유일하게 남아 있는 쌍방울 출신이다. 스스로 “나는 인간문화재”라고 농담할 정도로 쌍방울은 KBO리그에서 추억 속의 팀이 된지 오래다. 2000년 1월 경영난 끝에 해체된 제8구단 쌍방울이 역사 속으로 사라진 지 17년이 흘렀고, 마지막까지 팀을 지켰던 선수들도 뿔뿔이 흩어졌다가 모두 은퇴했지만 이진영은 여전히 리그 정상급 선수로 활약 중이다.

1999년 군산상고를 졸업하고 1차 지명으로 쌍방울에 입단한 이진영은 올해로 19년차가 된 관록의 베테랑이다. 쌍방울 입단 첫 해 이진영은 65경기에서 타율 2할5푼8리(190타수 49안타)에 4홈런, 13타점을 올리며 당시 김성근(현 한화) 감독의 눈도장을 받았다. 2000년 SK가 쌍방울을 인수해 재 창단하면서 자연스럽게 유니폼을 바꿔 입었고, 2008년까지 SK 주전 우익수로 활약했다. 2002년 타율 3할8리에 13홈런, 40타점을 기록하며 잠재력을 터뜨렸고, 2003년에는 타율 5위(0.328), 2004년에는 타율 2위(0.342)에 오르며 최정상급 좌타자로 입지를 굳혔다. 태극마크를 달고서는 강한 어깨와 넓은 수비 범위를 과시해 ‘국민 우익수’라는 별칭을 얻었다. 2008년 시즌이 끝난 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LG로 이적해 두 번의 FA 계약을 한 7년 간 5번이나 3할을 쳤고, 2013년에는 11년 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앞장서 LG의 숙원을 푸는 데 앞장섰다. 그러다 양상문 감독의 부임 이후 세대교체를 이유로 LG에서 버림 받은 이진영은 2015년 말 2차 드래프트를 통해 kt로 옮겼다. 김진욱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올 시즌 개막 초반 종종 4번 타자로도 나설 만큼 신뢰를 받으며 팀의 상승세에 일조하고 있다. 24일까지 타율 2할7푼6리로 평범해 보이지만 19경기에 출전해 안타를 치지 못한 경기가 6번밖에 없을 정도로 꾸준하며 더그 아웃에서도 든든한 맏형 구실을 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18년 통산 1,959안타를 친 이진영은 올 시즌 현재 16개를 보태 1,975안타를 기록 중이다. 올 시즌 1호이자 통산 10번째가 확실시되는 2,000안타까지 25개만 남겨 놓았다. 이밖에 3,000루타(2,857개)와 1,000타점(911개), 2,000경기(1,966경기) 출전 등 대기록을 가시권에 두고 있다.

외환위기(IMF) 사태로 주축 선수들을 모두 팔고도 결국 문을 닫은 쌍방울은 야구인들의 기억 속에 가장 안타까운 팀으로 남아 있다. 쌍방울 출신들의 과거 ‘배고픈’ 일화는 전설처럼 회자된다.

양준혁(전 삼성)의 최초, 장성호(전 kt)의 최연소, 이병규(전 LG)의 최소경기, 이승엽(삼성)의 최고령 등 지난해까지 9명만 달성한 2,000안타 기록 앞에 다양한 수식어가 붙지만 마지막 ‘쌍방울맨’ 이진영이 눈앞에 둔 2,000안타는 별다른 인맥도, 학맥도 없이 비주류로 시작해 땀방울과 독기로 버텨 온 훈장이기에 더 특별하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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