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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가로에서 세로로…콘텐츠 방향을 바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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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을 보면 스마트폰 전화 통화를 하다가도, 메시지를 보다가도 콘텐츠를 즐기기 위해 화면을 가로로 돌린다. 스마트폰에서 즐기는 게임, 동영상 등 주요 콘텐츠가 가로 화면 위주로 바뀌면서 일어난 변화다.

특히 게임 플랫폼에서 가로 화면은 대부분 게임의 기본값이다. 전략, 어드벤처, 역할수행게임(RPG), 스포츠 등 여러 장르에서 가로화면이 대세를 이룬다. 액션과 조작을 동반하는 게임이 늘면서 가로 화면이 대세가 됐다. RPG가 시장을 장악한 지금은 말할 것도 없다. 가로 화면이 주를 이루는 콘텐츠 세상에 세로 화면 콘텐츠가 역으로 눈길을 끈다.

◇야구를 세로로 즐긴다(?)

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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넵튠은 28일 정식 출시하는 야구 매니지먼트 게임 '레전드라인업'을 세로 화면으로 구성했다. 게임 화면으로는 파격이다. 물론 최근 모바일 게임 가운데 '나이트슬링거' 또는 '놀러와 마이홈'은 세로 화면으로 구성했다. 모두 캐주얼 게임이다.

하지만 야구게임이 세로를 택한 것은 뜻밖이다.

최현우 넵튠 이사는 세로 화면 채택 배경을 게임에 집중할 수 있게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이사는 “야구는 어떤 스포츠보다 기록과 통계가 중요하다”면서 “유명 선수 이미지도 중요하고 선수가 실제 경기에서 보여준 기록도 게이머 관심 대상”이라고 말했다.

야구 게임 주인공은 게임 상에 등장하는 선수다. 그래서 야구 게임은 프로구단 선수 사진과 여타 정보를 사용한다. 게임 상에서 주인공을 돋보이게 만든 것이다.

최 이사는 “세로 화면은 단순히 화면 비율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면서 “풍경화는 가로, 초상화는 세로가 많은 것처럼 세로 화면은 배경보다는 인물이나 특정 사물에 초점을 맞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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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매니지먼트 게임 이용자층이 폭넓은 것도 세로 화면 선택 이유다. 이용자층이 20대에서 50대까지 다양해 상대적으로 세로 화면에 익숙한 세대에 초점을 맞췄다.

최 이사는 “선수 경기 기록을 꼼꼼히 살펴보면서 나만의 라인업을 구성하는 레전드라인업에 있어 세로 화면 선택은 어쩌면 너무나도 당연한 결과”라고 덧붙였다.

일상에서 자주 사용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모두 세로 화면인 점도 세로본능을 자극하는 요소다. 카카오톡·페이스북·인스타그램 등 대부분 SNS는 세로다. 뉴스와 소식 등과 같은 정보를 얻는 것도 세로인 셈이다.

◇동영상도 세로로 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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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는 G6를 내놓으면서 특화 콘텐츠를 함께 선보였다. 확대한다. 18대9로 제작한 세로 영상으로 몰입감을 높이는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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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로 동영상도 등장했다. LG전자는 최근 인기 걸그룹 '블랙핑크'의 새로운 뮤직비디오를 유튜브에 공개했다. G6의 18:9 화면 비율에 맞춰 제작됐다. 특히 뮤직비디오를 스마트폰에서 편하게 즐길 수 있게 세로로 촬영했다.

LG전자는 20일 '세로 영화제'도 선보였다. 행사에서는 영화 '하모니'를 연출한 강대규 감독을 비롯해 석민우, 맹관표 등 개성 넘치는 영화 감독들이 LG G6로 촬영한 단편 영화를 공개했다.

세로 영화는 '영상은 가로가 긴 스크린으로 봐야한다'는 고정관념을 깬 것이다.

해외에서는 세로 영화제도 붐을 이룬다. 호주에서 열리는 버티컬 영화제 필라델피아에서 개최되는 러프컷 영화제, 미국 뉴욕 슬림 시네마 페스티벌 등이 세로 화면에 중심을 둔 영화제다.

동영상 제작툴도 세로로 반영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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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냅챗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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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젊은 세대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끈 '스냅챗'은 세로 동영상을 표준으로 하고 있다. 페이스북도 올해 초 세로 동영상을 꽉 찬 화면으로 바꾸기도 했다.

◇모바일에선 세로 화면이 몰입도 커

가로보다 세로가 콘텐츠 몰입에 효과적이란 분석도 있다.

스마트폰이 '세로형 디지털 기기'라는 점에서 출발한다. TV나 노트북 같은 디지털 기기는 가로형이지만 스마트폰은 세로가 기본이다.

미국 벤처투자사 KPCB가 스냅챗 광고를 분석한 '2015 인터넷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가로 화면보다 세로 화면으로 제작된 동영상 광고를 끝까지 보는 비율이 9배 높았다.

2004년 삼성전자 애니콜이 '가로본능'으로 시장에 새 바람을 일으켰듯 역발상 '세로보기' 새 바람을 일으킬지 주목할 일이다.

이경민 성장기업부(판교)기자 km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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