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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北,군 창건일에도 핵실험 유보…트럼프 압박 통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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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지금 도발은 불에 기름 붓는 꼴…자제 판단"

4월 넘기면 새 정부 출범 맞춰 대화 국면 열릴 수도

뉴스1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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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북한이 인민군 창건 85주년인 25일에도 6차 핵실험 버튼을 누르지 않았다. 아직 단언하기에는 이르지만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끈 전례 없는 국제사회의 대북압박에 북한이 부담을 느낀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은 북한의 주요 정치 일정이 많은 4월의 마지막 기념일로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이 여느 때보다 높게 점쳐졌다. 하지만 북한은 우려했던 6차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 전략 도발은 물론 탄도미사일 등 저강도 도발도 감행하지 않았다.

앞서 미중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지난 5일과 북한 민족 최대 명절인 김일성 주석의 생일(태양절) 105주년 다음날인 16일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한 것을 고려하면 사실상 미국발 대북 압박이 통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조심스레 제기된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미국이 시리아와 이슬람국가(IS) 공습을 통해 북한 도발에 대한 강력한 경고를 했고 군사 대비 태세도 갖춘 상태"라며 "여기에 도발하면 불에 기름을 붓는 꼴이다. 지금은 도발할 필요가 없다고 북한이 판단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줄곧 강력한 대북압박과 제재를 시사했다. '최고 압박과 개입 (Maximum pressure and engagement)'이라는 대북 정책 원칙에 따라 수위는 그전 정상들과는 달랐다는 평가다.

특히 예측불가능하고 변덕스러운 언행으로 압박 수위를 높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북 선제타격론까지 언급한 상황에서 실제 시리아 공습을 감행했다. 트위터와 인터뷰, 기자회견 등에서도 "바로 2∼3시간 전에 매우 '특이한 움직임'이 있었다"는 등 의미를 알 수 없는 말들을 쏟아내 온갖 추측이 나오기도 했다.

'중국 책임론'을 강조하며 중국을 끌어들인 것도 이전과는 달랐다는 평가다. 중국은 미중 정상회담 이후 미국의 기대에 부응하듯 북한의 생명줄에 해당하는 '원유 공급 축소'와 '북핵시설 타격 용인'까지 언급하며 전례 없는 수준으로 대북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도발이 점쳐졌던 군 창건일을 전후해서는 중국, 일본 정상들과 긴급 연쇄 전화 통화를 하는 등 모든 외교력을 동원해 대북 억지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렸다. 북한 도발 억지를 위해 미국이 급파한 핵추진 항공모함 칼 빈슨호도 27일쯤 한반도 해역에 도착한다. 핵추진잠수함 미시간함(SSGN-727)은 전날 부산항에 입항했다.

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28일) 회의와 한미일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 회동(25일) 등에서도 북한의 도발을 저지하기 위한 강력한 메시지를 발신할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북한이 군 창건일이 아니더라도 앞으로 6차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 등 도발에 나설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하지만 만약 당분간 도발을 자제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한미 연합군사훈련 종료와 한국 차기정부 출범 등과 맞물려 국면 전환이 이뤄질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고 교수는 "중국이 적극 나섰기 때문에 중간에서 북한과의 대화로 위기 해결을 모색할 가능성이 있다"며 "또 한국에 새 정부가 등장하면 새로운 대북정책으로 남북간 대화와 협상의 장이 한번 열릴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letit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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