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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갤럭시S8, 아이폰 아우라 넘고 여심 사로잡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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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은 디자인, 갤럭시는 기술" 공식 깰 지 주목

아시아경제

[아시아경제 임온유 기자] 아이폰은 '20대 초중반의 디자인 관련 전문직 여성', 갤럭시는 '30대 초반의 대기업 사무직 남성'.

'아이폰이나 갤럭시가 사람이라면 어떤 모습일까?'라는 질문으로 5년 전인 2012년 설문조사를 한 결과의 답이다. 아이폰의 세련됨과 갤럭시의 믿음직함이 묻어난 결과였다.

5년이 흐른 지금은 어떨까. 갤럭시S8 공개 전까지 '아이폰은 디자인에, 갤럭시는 기술에 강하다'는 공식은 여전히 유효했다. 달리 말하면 갤럭시는 여전히 디자인에 서투르고 아이폰은 덜 혁신적이라는 이야기였다. 물론 상대적인 평가다.

유행을 만드는 트렌드 리더들은 늘 그렇듯 아이폰을 사랑했고, 아이폰은 이들의 빼놓을 수 없는 패션 아이템으로 자리잡았다.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아이폰 쓰는 아이돌' 같은 게시글이 심심찮게 올라왔다. 소녀시대 태연ㆍ윤아와 엑소 백현ㆍ시우민도 쓰는 아이폰은 어느새 젊은층에겐 '간지템'으로 자리잡았다. 일부 아이폰 사용자들에게서는 은근한 '아이폰 (자)부심'이 느껴지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애플과 글로벌 스마트폰 점유율 1위 자리를 놓고 엎치락뒤치락을 반복한 터. 갤럭시는 아이폰의 아우라를 넘어야 했다. 기술력만으로는 부족했다. 디자인 개선이 필요했다. 삼성전자는 이를 위해 부단히 노력해왔다. 앞면의 'SAMSUNG' 로고를 없애도 보고 모서리 각도나 홈버튼 모양을 바꿔보기도 했다. 하지만 아무리 애를 써도 아이폰이 뿜어내는 감성적인 아우라를 따라잡기가 쉽지 않았다. 갤럭시는 아이폰의 감성을 대체하는 데 실패한 듯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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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최신작 갤럭시S8를 대하는 온도가 이전의 갤럭시 시리즈와는 사뭇 다른 것 같다. 지난 18일 서울 광화문 KT 스퀘어 앞에서 갤럭시S8 개통을 기다리던 1~5호 고객 중 4명이 20대 여성이었다. 이들은 갤럭시S8를 위해 며칠 전부터 줄을 서는 수고로움을 견뎠다. 아이폰이든 갤럭시든 개통행사에 여성들이 줄잇는 것은 흔치 않은 광경이라고 한다. 이들 모두는 갤럭시S8의 강점으로 '디자인'을 꼽았다.

앞면의 80%를 덮은 엣지 디스플레이는 갤럭시S8의 세련미를 한껏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드나이트 블랙 색상은 베젤이 없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고, 오키드 그레이는 여태 경험한 적 없는 신비로움을 선사한다는 평이다.

갤럭시S8의 디자인이 아이폰을 압도한다는 외신도 쏟아졌다. 미국 유명 IT전문매체 BGR는 "삼성전자는 2017년 갤럭시S8와 갤럭시S8+를 통해 확실히 새로운 전환기를 맞이했다"며 "갤럭시S8 디자인이 아이폰8보다 더 인상적일 것"이라고 치켜세웠다.

갤럭시S8는 과연 아이폰의 아우라를 뛰어넘고 트렌드 리더들의 감성을 촉발하기에 성공할 수 있을까. 만약 성공한다면 조만간 커뮤니티에 '갤럭시S8 쓰는 아이돌'이란 글이 올라올지도 모른다.

갤럭시S8가 전작들과 다른 반응을 얻는 저변에는 마케팅 철학의 변화도 자리잡고 있다. 지난달 미국 뉴욕에서 만난 피오 슝커 삼성전자 마케팅 담당 전무는 "지금은 정보가 아닌 감성을 파는 시대"라며 "소비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이해하고 제품으로 이를 전달하는 '휴먼 글로벌 브랜드'를 지향한다"고 말했다. 더 이상 기술 혁신에만 치우치지 않고 감성까지 자극하는 삼성전자가 되겠다는 포부다.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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