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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시나쿨파]마오도 못했던 군개혁 시진핑이 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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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시진핑이 군 간부에게 군기를 수여하고 있다-SCMP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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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형기 중국 전문위원 = '하오난부당삥(好男不当兵)'이란 말이 있다. 좋은 남자는 군대에 보내지 않는다는 말이다. 유교문화의 발상지인 중국도 ‘무(武)’보다 ‘문(文)’을 우위에 두었다. 좋은 남자는 선비가 돼야지 군인이 되면 안 된다는 말이다.

그러나 ‘창깐즈리미엔추정취엔(枪杆子里面出政权, 총자루 안에서 정권이 나온다)’이라는 말도 있다. 그 유명한 ‘권력은 총구에서 나온다’는 말이다. 공산 중국의 아버지 마오쩌둥이 한 말로, 마오의 트레이드마크다. 마오는 “혁명은 시를 짓는 음풍농월이 아니라 격렬한 계급충돌”이라며 이같이 갈파했다.

마오는 중국에서 손자병법을 쓴 손무 이래 최고의 군사전략가로 평가받고 있다. 마오는 신출귀몰한 군사전략으로 미국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았던 장제스를 대만으로 몰아내고 중국을 통일했다. 마오는 이길 수 없는 전쟁을 이겼고, 장은 질 수 없는 전쟁을 졌다고 역사가들은 평가한다. 마오는 그 정도로 탁월한 군사 전략가였던 것이다.

그런 마오 권력의 온상이 인민해방군(약칭 인민군)이었다. 그동안 인민군은 성역에 가까운 곳이었다. 마오 생전에는 그의 권위에 압도돼 군부가 발호하지 못했지만 덩샤오핑 시절에는 개혁개방의 최대의 적은 보수파의 좌장 리펑이 아니라 '양가장(楊家將)'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양가장은 양상쿤-양바이빙 형제로 당시 군부를 장악한 세력이었다.

중국의 권력서열은 당군정이다. 공산당, 인민군, 정부다. 군이 정부 위에 있다. 그만큼 군부세력이 강하다는 의미다.

그런데 이번에 시진핑 주석이 군부를 싹쓸이했다. 시진핑 주석이 인민군을 재편성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하고, 군내 파벌을 없애기 위해 군단의 일련번호도 변경한 것. 마오쩌둥도 못했던 일을 시진핑이 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육군 군단은 현재 18개에서 13개로 줄었으며, 5대 전구에 2~3개의 군단을 배치하는 한편 군단 편제도 '군단-사단-연대-대대'에서 '군단-여단-대대'로 줄여 지휘와 명령체계를 축소했다.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군단의 일련번호를 바꾼 것이다. 시진핑은 13개 육군 군단의 일련번호를 71∼83 사이의 번호로 바꿨다. 중국은 1949년 공산 중국 건국 이래 각 군단은 1, 31 등의 고유 번호를 수십 년째 유지해왔다. 이것이 파벌 형성의 온상이었다. 우리나라도 예비역 사이에서 “나도 00 사단 출신이야”라는 말로 동질감을 표현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시진핑은 공산당과 정부를 장악한데 이어 군부까지 완전히 장악한 것으로 보인다. 시진핑 1인 천하가 열린 셈이다. 시진핑이 아니라 ‘시틀러(시진핑+히틀러)’라는 수사가 괜히 나오는 것이 아니다.
sino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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