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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인공 안개비?...'대프리카'의 여름나기 대비책 들여다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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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 안개비 뿌리고

그늘막 텐트 치고

쿨루프로 더위잡고

이색 폭염 대비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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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처음 대구 도심에 설치될 그늘막 텐트. 대구시에서 설치 모습을 예상해 합성했다. [사진 대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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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의 여름은 말 그대로 ‘찜통’이다. 섭씨 40도를 육박하는 날도 있다. 대구는 서늘한 바람이 들어오고 나가는 바다가 주변에 없는 분지(盆地)다. 더위가 들이치면 좀처럼 물러날 기색이 없다.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대프리카(대구+아프리카)’라는 신조어까지 나돌 정도다. 대구시가 일찌감치 7ㆍ8월 여름을 대비한 ‘폭염’ 대비에 나섰다. 대구를 찾은 관광객과 시민들이 시원하게 여름을 보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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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가 마련한 폭염 대비책의 하나인 도심 물놀이장의 모습. [사진 대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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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의 간판 관광 프로그램인 근대골목투어. 한해 전국에서 28만명 이상 몰릴 정도로 인기다. 청라언덕, 김광석 길, 순종황제 어가길, 이상화 고택 등을 찾으면 타임머신을 타고 근ㆍ현대를 넘나드는 착각에 빠질 정도다.

문제는 대구의 여름철 찜통 더위. 도심 골목길이 관광 코스다 보니 나무 그늘도 많지 않다. 100만명 이상의 관광객과 시민들이 즐겨찾는 중구에 있는 김광석 길도 마찬가지다. 꼭 1년 전 대구시는 이들 주요 관광지 4곳에 쿨링포그 시스템을 설치해 “훨씬 시원하다”는 평가를 얻었다.

쿨링포그(Cooling Fog) 시스템은 새로운 냉방 방식이다. 파이프에 노즐을 촘촘하게 설치한 뒤 물을 안개처럼 분사하는 시스템이다. 미세한 물 분자가 기화하면서 열을 빼앗아 주위 온도를 3∼5도 낮춘다. 물 분자가 미세해 옷이나 피부는 젖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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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의 한 공원에 설치된 쿨링포그 시스템. [사진 대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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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 동대구역 광장과 새 명소로 이름 난 앞산 공룡공원. 시민들의 산책로인 달서구 이곡장미공원ㆍ수성구근린공원 등 8곳에 쿨링포그 시설을 더 설치한다.

이주성 대구시 자연재난과 폭염 담당자는 “더위를 식히는 효과적인 방법으로 검증된 시스템이다”며 “사업비 6억5000만원을 들여 6월까지 끝낼 예정이다”고 말했다.

여기에 올핸 도심 주요교차로 20곳에 그늘막 텐트라는 새로운 폭염 시설이 더해진다. 관광객이나 시민들이 도로 한편에 세워진 그늘막 텐트에서 횡단보도 신호를 기다리거나 잠시 더위를 피할 수 있는 일종의 간이 폭염 대피소.

대구시가 자체 조사한 결과, 그늘막 밖의 온도와 안의 온도는 섭씨 5도 이상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심 물놀이장도 9곳 개장한다. 북구 함지공원ㆍ동구 신암근린공원ㆍ수성구 수성근린공원ㆍ서구 이현공원 등에 6월까지 물놀이장을 새로 만들거나 기존 시설을 손봐서 재개장한다.

시골 지역에서나 볼 법한 야영장도 등장한다. 북구 산격동 산격대교 아래 잔디광장 1만㎡를 야영장(사업비 1억600만원)으로 만든다. 지금은 시민이 운동을 하거나 산책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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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루프 도료 설치 전후 모습. 열화상 카메라로 촬영한 이미지다. [사진 대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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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루프’라는 폭염 시설도 첫선을 보인다. 햇빛과 태양열을 반사시키는 특수 도료를 건물 지붕에 시공해 건물의 온도를 낮추는 폭염 대비 시스템이다.

대구시는 사업비 1억8400만원을 들여 우선 지역 소방서 건물과 대구사격장, 보건환경연구원에 쿨루프를 시공할 계획이다.

대구시 자연재난과는 지난해 5월 성서공단에 위치한 대구시시설안전관리사무소에 시범적으로 도료를 칠해 시험을 했다. 그랬더니 쿨루프 시공이 된 건물 외벽 온도는 섭씨 41도 정도를, 시공이 안된 건물 외벽은 섭씨 61도 정도로 20도 이상 건물 온도가 차이를 보였다.

시각적인 시원함을 주기 위해 6월까지 남구 이천동에 1억5000만원을 들여 벽천분수도 만든다. 만촌네거리~계명대역 사이 9.1㎞에 도심 바닥 온도를 낮추는 클린로드 시스템도 운영한다. 클린로드는 도로 바닥에 물을 수시로 뿌려주는 폭염 대비 장치다.

대구=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김윤호 기자 kim.you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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