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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잘들어. 삼성동 2층방에 돈이 있어” 조사중 잔머리 굴린 최순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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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이슈섹션] 최순실씨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삼성동 사저에 큰 돈이 있으며, 이를 빼내 정유라씨를 도우라고 조카 장시호에 말한 정황이 공개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 심리로 24일 열린 최씨 뇌물수수 혐의에 대한 재판에 장시호씨가 증인으로 출석해 이렇게 말했다.

특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4일 최순실과 장시호는 서울중앙지검 조사실에서 담당 검사 입회 아래 만났다. 당시 장시호는 최순실을 만나자마자 무릎을 꿇고 살려달라고 애원했다고 특검 측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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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씨가 지난 18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뇌물수수 혐의 3회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오른쪽). 왼쪽은 첫 재판이 열린 약 4개월 전인 지난해 12월 19일의 모습. 최 씨는 최근 열린 재판에서 신문이 장시간 이어지자 재판장에게 “끝도 없이 하고 있는데 시간 제한이라도 줘야지 너무 힘들다. 쓰러지겠다”며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직접 휴정을 요청한 적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제공=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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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시호는 “당시는 제가 무슨 잘못 때문에 검찰에 왔는지 몰라서 그랬다”며 “최씨도 ‘내가 시킨 심부름을 한 네가 무슨 죄가 있겠니, (검찰에게) 유진이(장씨의 개명전 이름)는 언제 나갈 수 있나요’라며 물으며 많이 울었다”고 전했다.

이후 둘은 나란히 담당검사를 마주하고 앉았고, 검사는 장씨의 혐의에 대해 설명했다. 그런데 이때 최씨가 ‘딴짓’을 했다. 조사실 책상 위에 있던 A4용지를 반으로 접어 앞에 앉은 검사가 볼 수 없도록 한 뒤 장씨에게 의문의 메시지를 전한 것.

특검에 따르면 최씨는 책상 아래에서 발로 장씨의 발을 차면서 ‘종이를 보라’는 신호를 보냈다. 당시 종이에는 ‘삼성동 2층 방, 유주 유치원’이라는 글자가 적혀 있었다. ‘유주’는 최순실의 딸 정유라의 아들 이름이다.

장시호가 무슨 의미인지 바로 이해하지 못하자 최순실은 검사에게 ‘물을 먹고 싶으니 떠달라’며 요청했다. 검사가 물을 뜨러 간 사이 최씨는 장씨에게 메모 내용을 설명했다고 특검 측은 밝혔다.

장시호는 “당시 최씨는 귀에 대고 ‘잘 들어, 삼성동 2층 방에 돈이 있어, 열쇠는 방 과장에게 있어, 유연이와 유주를 그 돈으로 키우라’고 했느냐”는 특검 측의 질문에 “그렇다”고 말했다.

이후 최씨는 물을 떠온 검사에게 ‘장씨에게도 물을 가져다달라’고 요청했고, 검사가 다시 자리를 비우자 장씨에게 ‘삼성동 경비는 너를 모르니 이모 심부름 왔다고 하면 문을 열어줄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장씨는 ‘최씨가 말한 삼성동 2층은 어디인가’라는 특검 측 질문에 “대통령 사저라고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장씨는 “대학생 때 제가 가본 적이 있어서 안다”며 “박 전 대통령이 한나라당 시절 출입기자들을 집으로 초대한 적이 있는데, 그때 최씨 요청으로 기자들에게 주는 식사를 서빙한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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