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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흔들리는 꽃결/이진아 · 전대미문(前代未聞)/김경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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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대미문(前代未聞)/김경미

그녀가 떠났다
그가 떠났다

독사진 속으로 구급차가 들어간다
눈동자가 벽에 부딪힌다
방석이 목을 틀어막는다
안개가 촛불에 제 옷자락을 갖다댄다
우편배달부가 가방을 찢어버린다
가로수가 일제히 자동차 위로 쓰러진다

숨을 멈춰도 끊어지지 않는다

누가 누구와 헤어지는 건
언제나

전대미문의 일정이다

‘전대미문’(前代未聞)이란 이제껏 들어 본 적 없는 소식이란 말이다. 젊은이들의 말로 해석하면 ‘엽기적’이란 말이다. 무엇이? 사랑하다가 헤어지는 일이 그렇다는 것이다. 눈동자가 벽에 부딪히고, 방석이 목을 틀어막고, 안개가 촛불에 제 옷자락을 태우고, 우편배달부가 가방을 찢는 일들! 그 듣도 보도 못한 놀랄 만한 사건들이 남녀가 헤어지면서 생기는 일이란다. 사랑이 결딴나서 벌어지는 비극이란다.

장석주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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