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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평론가 정여울의 고백… 서툶 인정하자 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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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그때, 나에게 미처 하지 못한 말

정여울 지음|아르테|359쪽|1만6000원


독서로 다듬은 이성과 여행으로 숙성시킨 감성을 뒤섞을 줄 아는 문학평론가 정여울이 새 산문집을 냈다. 주제는 '30대를 위한 자기 성찰의 방법론'. 저자는 "이제 40대의 문턱에 들어선 지금, 두려움과 설렘이 동시에 밀려든다"고 고백한다. 그는 자신의 30대를 향해 정성스레 이별 편지를 쓴다. 동시에 이제 30대를 맞은 독자들에게 '희망의 열쇠'를 주려고 한다.

저자는 "때론 너무 조숙하고, 때론 너무 철없는 내가 걱정스럽다"고 했다. 그는 신중하면서도 솔직하게 생각의 실타래를 풀어갔다. 일상 체험을 되돌아보며 삶을 조명하기도 하고, 독서를 활용해 삶을 내려다 보기도 했다. 저자는 30대를 통과하면서 마음 자세가 달라졌다고 했다. 첫째, "서툴고 불완전한 나조차도 있는 그대로 보듬어 안을 수 있는 또 하나의 '나'를 만나는 시기, 그것이 바로 30대였다"고 했다. 둘째, "그 전과는 달리 내 어두운 면을 사랑하고 인정하자, 놀라운 자유가 찾아왔다"고 했다. "슬픔과 분노를 조금 멀리서 바라보며, 그 아픔을 노려보는 뾰족한 자아도 누그러뜨릴 줄 알게 됐다"는 것. 셋째, '나'의 울타리를 벗어나 '더 커다란 우리'를 생각할 줄 아는 대승적(大乘的) 자아 의식을 꼽았다. "나를 있게 해준 모든 인연들에 감사하는 마음이야말로 대단한 인내나 엄청난 용기보다 훨씬 더 소중한 마음가짐"이라는 것. 저자는 "그저 삶을 돌아보는 자세로 마음을 비우는 독서가 영혼의 체온을 가라앉힌다"고 했다. 이 책의 맑고 웅숭깊은 문장력을 음미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박해현 문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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