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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주변국 ‘긴박’ 한국 ‘느긋’… 뭐가 정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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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추가 도발 우려 갈수록 증폭 / 미·중 군사적 대응 수위 높여 / 국민·정치권 경각심 가져야

북한의 추가 도발이 예상되는 북한군 창건일을 사흘 앞두고 한반도 주변 정세가 심상치 않다. 중국은 북한의 잠재적 급변사태에 대비해 군 정보자산을 총동원해 북한군 동향을 감시하면서 경계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중국은 공대지 및 순항미사일 역량을 갖춘 폭격기의 경계태세를 갖췄다고 미국 언론이 전했다. 중국 국가안전위원회는 수차례 대책회의를 연 뒤 위기대응 조치 가동에 들어갔다고 한다. 북·중 접경지역에 병력 15만명을 증강 배치하고 북부전구 소속 부대들에 ‘4급 전시대비령’을 발령했다는 얘기도 나돈다.

미국 역시 군사적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20일 주일 미군기지의 방사성 물질 탐지용 특수정찰기 WC-135를 동해 상공에 출격시켰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파올로 젠틸로니 이탈리아 총리와의 백악관 공동기자회견에서 북핵문제를 “지금 당장의 위협”이라고 규정하고, 그 대응과 관련해 “바로 2∼3시간 전 매우 특이한 움직임이 있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지금처럼 일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고 한다”고 말한 데 비추어 중국의 대북 압박 관련 언급으로 풀이된다.

일본 정부는 한반도 유사시에 주한 일본인을 대피시키는 가이드라인을 검토 중이다. 북한이 선제공격하면 주한 일본인을 한국 내 대피시설에 최장 72시간 머물게 한 뒤 선박 등을 이용해 귀국시킨다는 계획까지 세웠다고 한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한반도 정세를 이유로 다음주로 예정된 유럽 순방 일정까지 단축했다. 일본 외무성이 최근 ‘한국 여행 주의령’을 내리자 일부 고교는 한국으로의 수학여행을 취소하기도 했다.

일본이 호들갑을 떠는 행태는 우리로선 달갑지 않다. 스캔들로 급락한 아베 총리의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한반도 위기론에 불을 지피는 의도가 엿보인다. 하지만 최근 북한의 잇단 도발로 한반도 위기가 높아진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국제사회가 북한 도발을 막기 위한 총력 대응체제에 돌입한 것도 그런 맥락이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20일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를 규탄하고 추가 도발 자제를 촉구하는 언론성명을 채택했다.

정작 위기의 중심에 있는 우리는 느긋하기 짝이 없다. 안보의식이 실종된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될 정도다. 아무리 대선정국이라지만 이래선 안 된다. 정치권부터 안보에 대한 경각심을 높여야 한다. 대선후보들은 북한 도발에 단호한 대응 의지를 밝히면서 북한문제 대처 방안을 마련해 국민에게 제시해야 한다. 주변국들은 북한문제를 놓고 손익계산을 할 수 있지만, 우리에겐 나라의 운명이 걸린 사안이다. 북한을 어떤 방향으로 움직여 나가느냐에 따라 한반도 미래가 달라진다. 국가 안보는 어느 누구도 대신할 수 없다. 우리의 결연한 수호 의지가 없으면 나라는 위험에 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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