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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암기식 교육 개혁 없이는 교육경쟁력 꿈도 꾸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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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학생들의 삶의 만족도가 세계 꼴찌 수준이라고 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48개국의 15세 학생들을 상대로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 2015 학생 행복도’를 조사했더니 우리나라 학생들의 삶의 만족도가 47위로 나타났다. 우리보다 낮은 나라는 터키뿐이었다.

참담한 성적표가 나온 이유는 자명하다. 이번 조사에서도 드러났듯이 학생들의 공부 시간은 OECD 28개국 중에서도 가장 길었다. 주당 60시간 이상 공부한다고 답한 학생이 23.2%로, OECD 평균(13.3%)의 두 배에 근접했다. 입시경쟁에 내몰린 학생들의 고단한 실상을 대변하는 통계는 수두룩하다. 예전 조사에선 우리나라 학생들이 받는 사교육이 1주일당 평균 3.6시간으로 OECD 회원국 중 가장 길었다. 회원국 평균(0.6시간)의 6배나 달했다. 지난해의 경우 초·중·고교 학생 중 67.8%가 사교육을 받았다고 한다. 이런 판국에 학생들의 행복도가 나아지기를 바라는 것은 연목구어나 다름없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주입·암기식 교육보다는 자기주도적 학습 역량을 기르는 방식으로 교육이 바뀌어야 한다는 지적은 이미 오래전에 제기됐다. 하지만 아이들의 공부방식은 하나도 달라진 게 없다. 학교·학원에서 하루종일 정답만 달달 외는 지금의 방식으로는 창의적 인재가 생겨날 수 없다. 국책 연구기관인 육아정책연구소의 조사 결과 사교육을 1주일에 1회 더 받을수록 창의성 점수가 0.563점씩 낮아졌다고 한다. 사교육을 많이 할수록 아이들 창의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대선 후보들이 교육부 축소 혹은 폐지, 학제개편, 특수목적고 폐지, 국립대 공동학위제 등 교육 공약을 쏟아내고 있다. 거대 담론의 개혁도 필요하겠지만 학생 삶의 질을 끌어올리는 체감적인 조치가 화급하다. 무엇보다 현재의 암기식, 입시 위주의 교육시스템을 근본적으로 손질해야 한다. 아이들을 ‘정답 기계’로 만드는 낡은 교육으로는 인공지능으로 대변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 수 없다. 창의를 말살하는 ‘불행한 교육’을 개혁하지 않으면 교육경쟁력도, 국가경쟁력도 요원하다. 미래 창의적인 인재 육성을 위한 후보들의 고민이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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