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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계란값 다시 들썩 ①] 계란, 식탁 올리기 겁난다…웬만하면 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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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절ㆍ소풍시즌 등으로 수요 증가

-해외 산란계 공급 부족까지 설상가상

-계란값 평년수준 회복에 시간 걸릴 듯


[헤럴드경제=최원혁 기자] #. 지난 16일 부활절 미사가 열린 명동성당. 성당 봉사자가 미사를 마치고 나온 사람들에게 부활절의 상징인 계란 대신 떡을 나눠줬다. 성당 관계자는 “계란 가격이 부담되는 것 뿐만 아니라 가격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많은 물량을 구입하게 되면 계란값 인상을 더욱 부추기는 것 같아 자제했다”고 말했다. 조류 인플루엔자(AI) 여파로 계란값이 올라 명동성당을 비롯해 일부 교회와 성당에서 올해 부활절은 계란 대신 떡이나 양초로 대체한 것이다.

최근 수요 증가와 산란계(알 낳는 닭) 공급 부족 현상 심화로 다시 계란값도 부활(?) 했다.

헤럴드경제

[사진=계란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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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계란 수급불안 현상이 다른 지역보다 심각한 서울ㆍ수도권 지역의 일부 소매점에서는 30개들이 계란 한 판 가격이 1만원을 넘는 경우가 속출하면서 AI가 한창 확산하던 때와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설 연휴 이후 안정세를 이어가던 계란 평균 소매가(30개들이 특란 기준)는 지난달 중순부터 다시 오르면서 지난 19일에는 7696원까지 뛰었다. 이는 한달전(7311원)보다 400원 가까이 오른 가격이며 1년 전 가격(5350원)보다는 2300원 이상 급등한 것이다.

소규모 슈퍼마켓 등 일선 소매점에서 파는 계란 한판 가격은 최근 다시 1만원을 넘나드는 경우가 나오면서 서민들의 장바구니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동네마트를 자주 이용하는 일산에 사는 주부 강민숙(38)씨는 “가계 소득은 달라진 게 없는데 물가만 계속 껑충 뛴다”며 “지금의 생활비로는 대책이 서질 않는다”고 푸념했다. 강씨는 “아이들이 계란 요리를 무척 좋아하는데, 지금은 식탁에 올리기가 겁난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최근의 계란값 상승세는 부활절과 초ㆍ중ㆍ고 소풍 시즌 등으로 수요가 증가한 데다 미국과 스페인에서 AI가 발생하면서 산란계 주 수입국이던 이들 국가로부터의 수입이 중단됐기 때문이다. 사상 최악의 AI로 국내 산란계 2518만 마리가 살처분돼 부족해진 계란 생산량을 메꾸려면 해외에서 산란계를 수입해야 하지만 주 수입국이던 미국과 스페인에서도 AI가 발생하면서 차질이 빚어진 것이다.

5월 역시 부정적인 전망이 나온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관계자는 “알을 낳는 산란계의 매몰처분 마릿수가 많아 다음달까지 계란 생산량은 전년 동기대비 14.8%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산란계 전체 사육 마릿수는 전년보다 19.3% 감소한 5666만 마리로 추정했다.

choi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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