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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지자체 금고를 잡아라]中 점점 치열해지는 금고 전쟁, 인터넷전문은행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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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신문사

지난 3일 서울 광화문 KT스퀘어에서 열린 국내 최초 인터넷 전문은행 케이뱅크 서비스 출범 기념식에서 임종룡 금융위원장(왼쪽)과 황창규 KT회장 등이 금융서비스를 시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2012년 공개입찰 이후 지역은행vs시중은행 경쟁 치열…올해부터 인터넷전문은행도 가능성 있어

거물급 지자체 금고가 계약 만료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올해부터는 은행들의 '금고지기 쟁탈전'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2017~2018년 금고 계약이 만료되는 지자체는 서울시·인천시·전라남도·충북도·강원도 등으로 총 금고 규모가 60조원 이상이다.

이에 시중은행과 지방은행이 금고를 차지하기 위한 물밑 작업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인터넷전문은행까지 출현해 금고지기 경쟁 구도에 변화가 생길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19일 "인터넷전문은행은 금융위원회가 인가한 은행법상 은행업의 기준을 충족하는 은행이기 때문에 지자체 금고 대행 업무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출범한 인터넷전문은행 K뱅크와 6월 출범 예정인 카카오뱅크 모두 지자체 금고 지정 대상에 포함된다는 뜻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은 은행법 제2장8조 '은행업의 인가' 각 호의 요건을 모두 충족한다. 이에 기존 시중은행과 지방은행간 경쟁 구도였던 금고 전쟁의 판도에 변화가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과거에는 지역에 거점이 많은 농협은행과 지방은행들이 지자체 금고로 지정돼 왔다. 그러나 지난 2012년 정부가 금고은행 지정을 수의 계약에서 공개 입찰로 바꾸도록 하면서 시중은행도 금고 시장에 뛰어들기 시작했다. 평가 기준이 운영계획 위주로 변하면서 금고 진입 문턱이 낮아졌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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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지자체 금고(6곳) 운영현황.


그러나 아직까지도 금고 시장에서 시중은행은 열세한 편이다. 주요 지자체 16곳의 금고 운영현황을 보면 농협은행이 1금고를 가장 많이(9개) 맡고 있으며, 이어 부산·경남·대구·전북·제주은행 등 지방은행이 1금고 4개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 시중은행의 경우 우리은행(서울시), 신한은행(인천시), 하나은행(대전시)이 각각 1곳씩 1금고를 맡고 있다. KB국민은행의 경우 2금고(부산·광주시)만 2곳 운영하고 있다.

대부분의 지자체는 금고선정을 위한 평가항목으로 ▲대내외적 신용도·재무구조 안전성 ▲대출·예금금리 ▲시민이용 편의성 ▲금고업무 관리 능력 ▲지역사회 기여·협력사업 등을 두고 있다.

평가항목을 충족하는 은행이 다수 있는 만큼 시중은행들이 출연금, 기부금 경쟁에 이어 지역에서 봉사활동까지 실시하며 유치 전략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다. 여기에 '금리'를 강점으로 내세운 인터넷전문은행이 출현하며 금고 유치전의 열기가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인터넷전문은행은 기존 은행에 비해 예금금리가 높은 편이다. 최근 출범한 케이뱅크의 예금금리는 최대 연 2.0%로 시중은행 금리보다 0.5%포인트 가량 높다.

단순 계산해 보면 10조원의 지자체 재정을 시중은행에 맡겼을 때 연 1500억원(1.5% 적용)의 이자를 받을 수 있다면, 인터넷전문은행에선 연 2000억원의 금리를 얻을 수 있는 셈이다. 이같은 강점을 노리면 금고 선정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로 케이뱅크는 기존 은행보다 대출금리는 낮고 수신금리는 높은 점에서 고객을 끌어 모으고 있다. 케이뱅크의 가입자 수는 출범 일주일 만에 15만명, 수신금액은 1000억원을 돌파했다. 벌써 올해 수신 목표(5000억원)의 4분의 1 가량을 채운 셈이다.

케이뱅크에 이어 카카오뱅크까지 출범하면 인터넷전문은행 돌풍은 어둑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금융권에서는 지자체 금고 선정에 있어서는 아직까지 인터넷전문은행이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평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이 시중은행보다 지자체에 약정 금리를 더 줄 순 있겠지만 금고 선정 항목을 보면 경쟁력이 떨어지는 부분이 더러 있다"며 "아울러 이제 막 문을 연 상태에서 지자체 금고에까지 뛰어들긴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장기적으로 봤을 때 시장이 어떻게 변할지 모르기 때문에 아예 손 놓고 있을 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채신화 기자 csh9101@metr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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