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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WBC 때문에? 인정!" 서서히 기지캐 켜는 두산 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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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1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열렸다. 두산이 KIA를 16-4로 물리쳤다. 경기후 선수들이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잠실 | 이주상 선임기자 rainbow@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4연패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사령탑은 선수들을 믿었고 선수들은 자청해서 훈련량을 늘렸다. 한국시리즈 3연패를 노리는 두산이 부진했던 시즌 출발을 딛고 정상궤도를 찾아가고 있다.

두산은 지난 11일 잠실 KIA전에서 16-4 대승을 거뒀다. 타선은 올 시즌 팀 최다 21안타를 터뜨렸고 에이스 장원준은 타자들이 뽑아준 점수를 지키며 승리투수가 됐다. 기복을 보였던 불펜진도 무실점 투구를 펼쳤다. 최강 전력이라는 평가가 무색했던 지난주 4연패 충격을 말끔히 씻었다. 선수단 전체가 슬럼프 탈출을 위해 묵묵히 움직인 결과였다.

선수단 수장부터 평정심을 유지했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이겨도 스트레스 받고, 져도 스트레스 받는 게 감독 자리인 것 같다. 항상 어떻게 하면 덜 스트레스 받을지 고민한다”며 “WBC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그래서 그런가보다 생각하기로 했다. 차라리 WBC 때문에 컨디션이 늦게 올라온다고 마음 편히 생각하려고 한다”고 웃었다.

두산은 2017 WBC 대표팀에 무려 8명이 참가했다. 투수진에서 장원준과 이현승, 야수진에서 양의지, 오재원, 허경민, 김재호, 민병헌, 박건우가 태극마크를 달았다. 보통 선수들보다 한 달 빨리 페이스를 올린 탓에 시즌 초반부터 후유증이 드러났다. 김 감독은 “WBC에 나간 선수들은 3월부터 100% 컨디션을 만들어야 했다. 아무래도 사이클이 깨지기 쉬웠을 것이다. 12월이나 1월부터 개인훈련을 했어도 개인훈련과 단체훈련은 차이가 크다. 2월부터 단체훈련에 들어갔으니 서둘러 몸을 만들었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두산은 전력의 핵심인 양의지가 크고 작은 부상으로 꾸준히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다른 야수들도 지난해에 비해 타율이 크게 떨어졌다. 하지만 김 감독은 드러난 결과가 아닌 조바심을 경계했다. 선수들 스스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믿으면서 아무 주문도 하지 않았다. 선수들도 김 감독의 뜻을 이해하고 돌파구를 찾았다. 휴일임에도 민병헌, 김재환, 허경민, 국해성이 지난 10일 잠실구장 실내연습장에서 특타에 들어갔다.

결과는 11일 경기 완승이었다. 경기 후 김 감독은 “야수들이 개막 후 부진했으나 시즌 초반이라 알아서 잘 극복할 것이라 믿었다. 전체적으로 타격 페이스가 올라오고 있어 앞으로 경기에서 더 좋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4타수 4안타 1볼넷 3타점 맹타로 특타 효과를 확실히 본 민병헌은 “힘이 있을 때 많이 훈련해야 한다. 여름에는 휴일에 나오지 않지만 지금은 많은 훈련이 필요하다. 그동안 우리 팀 투타 밸런스에 엇박자가 났다. 앞으로는 투수가 부진해도 우리 야수들이 메울 수 있도록 하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두산은 21세기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강팀으로 꼽힌다. 류중일 전 삼성 감독은 “2009 WBC에 코치로 참가했는데 두산 선수들의 훈련자세가 눈에 확 들어왔다. 훈련 하나하나에 정말 최선을 다하더라. 무엇보다 두산 선수들은 알아서 훈련하는 게 몸에 배어있었다. 스스로 부족한 부분을 찾아서 움직였다. 그래서 삼성 감독을 맡은 후 우리 선수들에게 두산 선수들의 훈련자세를 강조하곤 했다”고 회상한 바 있다. 흔들릴 때는 있어도 마냥 쓰러지지는 않는 두산의 저력이 다시 드러나고 있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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