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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65세부터 사망까지 의료비 8100만원 필요하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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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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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문승관 기자] 은퇴를 앞둔 58세 직장인 손현수씨는 부동산과 현금 자산을 어느 정도 모아 은퇴 후 급여를 대체할 소득원을 마련했다고 자신했다. 하지만 손씨는 생활비에 포함되는 의료비 지출을 염두에 두지 않았다. 노후에는 질병이나 상해에 많이 노출되고 간병의 필요성도 점점 커지고 있다는 주변의 조언을 받고 의료비를 충당할 보험상품을 알아보고 있지만 뒤늦은 나이에 가입할만한 보험상품이 눈에 띄지 않았다. 보험료도 비싼 데다 원하는 보장을 받기도 어려웠다. 손씨는 지금이라도 60세 이후 의료비 보장을 위해 재무설계를 다시 해야 할 상황이다.

65세 이상 고령자 노후의료비가 평균 8100만원에 이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소득이 적은 고령자세대는 의료비를 감당하기 어려워 생활고에 시달리거나 아파도 병원에 가기 어려운 ‘헬스푸어’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노후 의료비 지출 부담 ‘高高’

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회는 29일 국민의 노후의료비에 대한 인식과 준비수준을 파악하기 위해 ‘행복수명지표’를 분석 발표했다. ‘2016년 진료비통계지표(건강보험심사평가원)’와 ‘2015년 생명표(통계청)’를 토대로 65세 이후 총진료비를 추산했다.

그 결과 65세 이후 총 진료비는 고령자 1인당 평균 81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남성 1인당 7030만원, 여성은 9090만원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2060만원 더 드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결과는 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회가 지난해 20대 이상 경제활동인구 155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행복수명지표’ 설문조사 결과와 비교하면 3배 이상 많은 수준이다. 당시 응답자들이 밝힌 노후의료비 지출 예상액 평균치는 2538만원이었다. 응답자의 63.3%는 의료비 지출이 500만원 미만이라고 답했다. 여성은 필요한 노후의료비가 2269만원으로 남성(2710만원)보다도 적게 예상했다. 결국 일반인들의 예상보다 실제 노후 의료비가 훨씬 많이 들어간다는 얘기다.

최종윤 생명보험협회 고령화지원실장은 “보건산업진흥원에서 2011년 진료비통계를 기초로 분석한 당시 노후 의료비보다 남성은 36.8%, 여성은 32.9% 증가했다”며 “노후 의료비 문제가 사회적으로 심각해지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연금 넘어 의료비 준비해야

최근 국민연금연구원이 50세 이상 중·고령자 4816가구를 대상으로 실시한 ‘국민노후보장패널’ 6차년도 조사 결과에선 노후대책의 핵심이 경제적 문제와 건강 문제인 것으로 나타났다.

노년기 보건의료비가 전체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만 15.5%에 달해 만성질환이 급증하는 60대 이상에서 보건·의료비 지출을 보완할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 실장은 “민영실손보험에 가입했어도 의료비보장 가능금액이 500만원 미만 소액인 경우가 50.8%에 달한다”며 “노후에 예상치 못한 의료비 지출이 가계경제에 큰 위협이 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최현자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실제 필요금액보다 노후 의료비에 대한 현실인식과 준비수준은 매우 낮았다”며 “노년에는 경제활동기보다 소득이 감소하지만 질병으로 인한 의료·간병비 지출 증가는 불가피해 생활비 외에 노후의료비에 대한 별도의 대책 마련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용어설명 : 헬스푸어

수술비나 입원비·약제비 등 막대한 의료비로 생계가 어려워진 상태. 소득이 낮거나 충분한 저축이 없으면 은퇴생활에 필요한 은퇴준비자금이 의료비로 대부분 소진돼 헬스푸어로 전락할 우려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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