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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큰물야구 이대호, 짠물야구 최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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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프로야구' 감독·해설위원 14명이 답했다]

- 홈런왕은 누구

몸값킹 이대호·최형우가 1순위

李, 타격 7관왕까지 오른 전설… 7년전 실력 유지할지가 관건

崔, 작년 3관왕 등 최근 상승세… 팬들 기대감이 두 선수엔 부담감

불리한 게임 흐름을 한 방에 뒤집는 홈런은 '야구의 꽃'이다. 올 시즌 야구 꽃길의 정점에 오를 선수는 누구일까. 본지가 야구 전문가 14명(현직 감독 9명·해설위원 5명)을 상대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올 시즌 홈런왕은 '몸값' 최고 타자 2명이 격돌하는 구도다. 150억원 이대호(35·롯데)와 100억원 최형우(34·KIA)가 똑같이 7표씩을 나눠 받으며 공동 1위에 올랐다. 두 선수의 방망이에 올 시즌 프로야구 흥행도 달려 있다.

KBO 역대 최고 타자 6년 만에 돌아오다

이대호는 KBO리그 역대 최고 타자로 꼽힌다. 2006년 투수친화적인 사직구장에서 홈런 44개를 때려내며 홈런왕에 올랐다. 이때 세운 '9경기 연속 홈런' 기록은 아직도 깨지지 않고 있다. 2010년엔 전무후무한 '타격 7관왕'(타율·안타·홈런·타점·득점·장타율·출루율)에 올랐다. 일본·미국에서도 홈런 112개를 쳤다. 실력만 놓고 보면 가장 유력한 홈런왕 후보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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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호에 대한 우려는 '7년 전 실력을 유지할 수 있을까' 여부다. 전문가들은 "전성기 때보단 힘과 체력이 조금 줄었겠지만, 대신 경험이란 무기가 쌓였다. 한 방이 필요한 야구에서 경험은 무시할 수 없는 자산"이라고 입을 모은다. 민훈기 SPOTV 해설위원은 "기술적으로 완벽에 가까운 타자인 데다, 컨트롤이 뛰어난 일본 리그의 투수, 빠른 공을 던지는 미국 메이저리그 투수를 모두 겪으며 더 강하게 단련됐다"고 했다. 김성근 한화 감독도 "파워와 콘택트 능력이 둘 다 뛰어나고, 다양한 공을 쳐 본 경험이 쌓여있어 30개는 거뜬히 넘길 것"이라고 했다. 이대호는 KBO 11시즌(2001~ 2011) 통산 홈런 225개를 쳤다. 올해 250홈런을 넘길 것이 유력하다.

많이 나와야 많이 넘긴다

최근 최형우의 상승세도 무시할 수 없다. 지난해 타격 3관왕(타율·타점·안타)에 올랐고, 고향 연고 팀 KIA로 금의환향했다. 경험 면에서도 이대호에 뒤지지 않는다. 최형우는 2011년 이대호(27개)를 제치고 홈런왕(30개)에 올라본 적도 있다.

최형우의 가장 큰 장점은 '내구성'이다. 안치용 KBS N 해설위원은 "최형우는 리그 거포들 중 최근 출전 경기 수가 가장 많다. 타석에 많이 나와야 홈런도 많이 친다"고 했다. 팀당 144경기씩 치른 최근 2년간 최형우는 2016 시즌 6경기에만 결장했다. 두 시즌 동안 282경기에서 64개의 홈런을 터뜨렸다. 최정(222경기, 57개)보다 경기당 평균홈런 수는 뒤졌으나 많은 경기에 나오면서 홈런 수에선 앞섰다.

또 한 가지 장점은 '팀 전력'이다. 김선우 MBC스포츠+ 해설위원은 "상대 투수가 고의4구 등으로 거르면 홈런을 칠 기회가 줄어든다. KIA는 타선 짜임새가 높아 최형우와의 승부를 피하기 어렵다"고 했다. KIA에서 최형우를 받쳐주는 김주찬·이범호·나지완의 무게감은 롯데 손아섭·최준석보다 묵직하다. 이대호는 거르더라도, 최형우와는 승부를 피할 수 없는 구도가 종종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30개는 기본… 적응력이 변수

전문가들은 두 선수 모두 자기 관리가 투철하기 때문에 '최소 3할, 30홈런, 100타점' 고지는 밟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두 선수 모두 한국 최고의 타자다. 기본적으로 밥값은 해줄 것"이라고 했다. 여기서 얼마나 성적을 더 내느냐에 홈런왕이 갈릴 전망이다.

변수는 '적응력'이다. 이대호는 한국 야구가 6년 만이다. 최형우는 올 시즌을 앞두고 삼성에서 KIA로 팀을 옮겼다. 몸값 100억원을 넘긴 데 대한 팬들의 기대감도 적지 않다. 두 선수에겐 모두 부담감으로 작용한다.

[윤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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