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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POP이슈]"유통사가 갑" 솔비는 왜 갑질에 슬퍼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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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헤럴드POP=박수정 기자]가수 솔비가 가요계에 일침을 가했다.

솔비는 29일 정오 선공개곡 ‘너는 어때’를 발표했다. 오랜만에 가수로서 새로운 음반을 발표한 솔비는 ‘너는 어때’를 시작으로 1년 간 순차적으로 정규 앨범을 완성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4월 발매될 '멜랑꼴리아:레드'(Melancholia:Red)를 비롯 3개의 EP가 하나의 스토리 라인을 가진 정규 앨범으로 탄생할 예정.

그러나 솔비는 ‘너는 어때’ 발표 직후 SNS 계정을 통해 씁쓸한 기색을 드러냈다. 솔비는 “오늘 음반발매 했는데.. 기분이 그냥 그래”라며 “노래 준비 잘해서 야심차게 음반 내면 뭐하냐..칼자루는 유통사가 쥐고 있는데.. 유통사가 갑이지 뭐...”라고 현 가요계 행태를 지적한 것.

솔비는 “음원사이트 가지고 있는 유통사들은 자기들이 투자한 가수들 밀어주고, 다시 회수하고.. 이런 말도 안 되는 현실이 어디 있냐.. 진짜.. 물론 이 또한 이겨내야 하는 게 프로의 세계라고 하지만.. 정치계처럼 가요계도 냉정하게 견제하고 비판하며 감시할 수 있는 시스템이 도입돼야 한다. 대중들에게 다양한 음악을 듣고, 알려줄 수 있는 기회를 줘야하지 않을까.. 싶다”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이어 “다양한 음악을 듣게 하고 알려줘야 하는 음원플랫폼의 역할은 잘하고 있는 것일까..? 음원차트의 일등 음악이 지금 이 시대의 가장 좋은 음악일까? 궁금해진다. 우리들이 선택한 것이냐? 주입한 것이냐..? 수많은 음악인들... 매번 얼마나 서러울까.. 정말 버틸 수가 없는 바닥이다. 지긋지긋한 이 가요계 시스템은 언제 바뀌려나?”고 덧붙였다.

또한, 솔비는 트위터를 통해서도 “수많은 인디가수들 매번 얼마나 서러울까.. 팬덤 있는 가수말고는 버틸 수가 없는 바닥이구나.. 슬프다”라고 덧붙였다.

솔비의 용기 있는 언행은 대부분 가요 관계자들이 갖고 있는 고충이다. 음원차트 자체가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한 많은 노력을 하고 있지만, ‘비즈니스’이기 때문에 힘의 논리로 작용되는 것은 어쩔 수 없기 때문. 특히 솔비가 지적한 부분은 최신 음악 노출과 관련이 있다.

음악사이트 대부분이 음원유통업을 병행하는데 자사가 유통하는 음원을 메인에 노출시켜 공정성을 침해한다는 지적이 있다. 공정성 문제로 추천제가 폐지됐지만, 이것이 새로운 추전제나 마찬가지라는 의견도 있다. 한 가요관계자는 “자사가 유통하는 음원이 메인 1면에 걸리면 차트에 유리하게 작용한다”며 “한 작은 음악사이트는 대놓고 밀어주는 것이 눈에 보인다. 자사유통사 음원의 경우 신인이라도 발매 당일 실시간차트 20위권에 들더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 “첫 3개에 들어가지 못하면 음원이 나왔는지도 모르는 사람이 많다. 차라리 명확한 기준이라도 있었으면 좋겠다”고 의견을 전했다.

오후 12~18시 발매되는 음원만 실시간 차트에 반영되면서 생긴 부작용도 있다. 그전까지 자정과 정오로 나뉘어 발매되던 관행이 정오로 몰리면서 오히려 경쟁이 심화된 것. 한 가요관계자는 “유명한 팀들만 앞에 걸어주기 때문에 웬만한 제작자가 끼어들기 힘들다”며 “노출뿐만 아니라 유통도 힘들어지고 있다. 한 신인가수는 그냥 유통이라도 해보려고 줄을 섰는데 대부분 대형 유통사에서 거절당했다. 결국 소형 유통사를 통해 음원을 발표했지만, 검색도 제대로 안되고 있다”고 말했다. 팬덤이 있는 가수는 어느 정도 홍보의 수단이 뒷받침되지만 이제 시작하는 인디 가수나 중소형 기획사 가수는 성공이 더 어려워졌다.

물론 음원 유통사도 할 말이 있다. 회사에서 투자하고 유통하는 앨범을 밀어줄 수밖에 없다는 것. 한 관계자는 “음원 유통사들이 수십 개가 있는데 메인에 노출되는 것에 한계가 있다. 유통사들이 서로 그 안에 걸리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는데 형평성을 고려해 자사 유통사 2개, 다른 유통사 1개 정도 등 그들끼리의 룰을 정해 놨다. 유통사 입장에서도 자기 것을 챙길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모두가 각자의 입장으로 안타까움을 호소하고 있다. 그러나 “다양한 음악을 듣게 하고 알려줘야 하는 음원플랫폼의 역할은 잘하고 있는 것일까”라는 솔비의 의문을 다 같이 고민해봐야 하지 않을까.

pop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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