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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트럼프-메르켈, 어색한 만남 이후 화기애애한 모습 연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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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켈이 이방카 초청하고 트럼프는 기민당 선거 승리 축하

(서울=연합뉴스) 최병국 기자 = 첫 정상회담에서 팽팽한 기싸움을 벌이며 어색하게 만났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이후 관계 개선을 위해 '화기애애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9일 유럽전문매체 EU옵서버 등에 따르면, 회담 이후 메르켈 총리가 트럼프의 총애하는 딸 이방카를 베를린에서 열리는 주요 20국(G20) 정상회의 관련 행사에 초청하고, 트럼프 대통령은 메르켈의 소속 정당 기독교민주당의 선거 승리를 축하하며 화답했다.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메르켈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기독교민주당이 최근 선거들에서 성공한 것을 축하했다"고 지난 27일 밝혔다.

메르켈의 소속 정당인 기민당은 26일 자르란트 주의회 선거에서 예상 밖으로 41% 지지를 얻으며 승리, 마르틴 슐츠 후보가 이끄는 사회민주당 돌풍에 제동을 걸었다.

이날 전화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7월 7∼8일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 참석도 고대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백악관은 전했다.

메르켈이 이방카를 4월 G20 회의에 맞춰 열리는 여성기업가 정상회담(W20)에 초청했다는 사실은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들에게 직접 밝히면서 알려졌다.

그는 "독일 총리가 이방카를 독일로 초청했다. 이방카는 총리와 여성 이슈들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며 "이방카에게 매우 멋진 일이며, 곧 일어날 것이다. 크게 영광스러운 일"이라고까지 말했다.

지난 17일 워싱턴에서 이뤄진 두 정상 간 회담 때의 냉랭한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것이다.

이는 국제적 불안정이 커지는 상황에서 대서양을 사이에 둔 미국과 유럽 간 협력이 절실하며, 특히 정상회담을 전후해 냉각됐던 독일과 미국 관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서인 것으로 분석된다.

연합뉴스

"트럼프 장녀 이방카는 워싱턴 최고 파워브로커"
지난 27일 백악관 루즈벨트룸에서 열린 여성 중소기업인 회의에 아버지 트럼프(왼쪽)와 함께 참석한 트럼프의 딸 이방카(오른쪽 2번째).[AFP=연합뉴스]



앞서 지난 17일 워싱턴에서 이뤄진 두 정상 간 회담 때 사진 기자들이 악수 장면을 요청하자 메르켈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을 쳐다보며 "악수하실래요?"라고 물었지만, 트럼프는 아무 말도 듣지 못한 것처럼 얼굴을 찌푸리고 손끝을 모은 채 기자들만 바라봤다.

메르켈의 얼굴에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사진촬영 내내 메르켈 총리 쪽으로 눈길조차 던지지 않았다.

트럼프는 메르켈이 이전 미국 정권 때 미국 정보기관으로부터 도청당했다는 농담을 하고 독일이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으로서 방위비를 제대로 분담하지 않는다고 공격하는 등 회담이 냉랭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영국 일간지 더타임스 일요판은 지난 26일 익명의 독일 관료 말을 인용,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 자리에서 메르켈 총리에게 무려 3천740억달러(약 420조원)에 달하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분담금 청구서를 내밀었으나 메르켈이 이를 무시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다음날 백악관이 이를 거짓이라고 해명한데 이어 독일 정부 대변인도 정상회담에서 방위비가 논의되기는 했으나 그런 청구서를 제시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트럼프·메르켈, 백악관서 첫 정상회담
미국을 방문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왼쪽)가 3월 1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자료사진]



choib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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