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5 (목)

[단독] 코이카 고위 간부 성추문 은폐 의혹, 외교부 "철저 감사"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경향신문

코이카 윤리헌장. 코이카 홈페이지 갈무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코이카(KOICA·한국국제협력단)가 해외 출장에서 성추문에 휘말린 고위 간부에 대해 징계절차를 거치지 않고 현지파견조사 시작과 함께 사표를 수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상부기관인 외교부 관계자는 28일 “성추문 의혹은 물론이고 최종 인사권자인 이사장이 어떤 과정을 거쳐 사표를 수리하게 됐는지 철저하게 감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29일 외교부·전 코이카 고위 관계자 등에 따르면 코이카 간부 ㄱ씨는 지난 5일 3박4일 일정으로 해외 출장을 갔다가 현지에서 지난 8일(한국시간) 성추문 의혹이 불거져 곧바로 귀국했다. 코이카는 10일 인사위원회를 열고 ㄱ씨를 직위해제했다. ㄱ씨는 13일 사직서를 제출했고, 코이카는 곧바로 사직서를 수리해 ㄱ씨를 의원면직 처리했다.

그런데 ㄱ씨에 대해 현지 조사와 징계 여부를 결정하지 않은 상황에서 ㄱ씨는 사직서를 제출했고 코이카는 사직서를 곧바로 수리하면서 해당 사안을 은폐하려 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코이카는 지난 12일 모 본부장을 현지로 파견해 조사를 진행하려 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ㄱ씨는 13일 오전 사직서를 제출했고, 코이카가 같은 날 오후에 이를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ㄱ씨는 코이카 자체 감사나 징계도 받지 않은 채 자진사퇴 형식으로 코이카를 떠났다. 외교부 관계자는 “현지 조사를 본부장이 떠나자마자 바로 사직서를 수리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준정부기관인 코이카가 상부 기관인 외교부에 즉시 보고도 하지 않았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외교부 관계자는 “외교부는 다른 경로를 통해 성추문 의혹을 먼저 접하게 됐다. 외교부는 한참 뒤에야 코이카로부터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코이카 자체 조사와 감사 결과가 나오면 본격적인 감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ㄱ씨는 이미 사표를 내 조사가 쉽지 않겠지만 공무 중에 일어난 일인 만큼 감사를 외교부에서도 진행할 것”이라며 “코이카의 최종 인사권자는 이사장이다. 김인식 코이카 이사장이 어떤 과정을 거쳐 ㄱ씨의 사표를 수리하게 됐는지 외교부에서도 감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코이카 관계자는 29일 “상급기관(외교부)에 숨기려 했다거나 사안을 은폐할 의도는 전혀 없었다”며 “ㄱ씨의 논란과 관련된 당사자가 처벌이나 추가 조사를 원하지 않아 오히려 묻힐 수 있었던 사안이었다. ㄱ씨가 사표를 제출하는 방식으로 본인이 신분상 불이익을 감수하겠다고 한 것이고, ㄱ씨가 징벌위원회에 회부됐다면 품위 위반으로 경징계를 받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코이카 관계자는 또 “본부장이 현지조사를 가기 전부터 당사자들로부터 경위서를 받는 등 현지사무소에서 조사를 진행하고 있었다. 이를 토대로 사건 발생 1주일 뒤인 지난 14~15일쯤 관련자들에게서 경위서를 받은 내용 등을 종합해 외교부에 보고했다”며 “본부장이 현지에 간 것은 조사차원에서 간 측면도 있지만 현장에 있는 직원들 격려와 위무의 내용이 포함돼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김원진 기자 onejin@kyunghyang.com>

▶ 경향신문 SNS [트위터] [페이스북]
[인기 무료만화 보기]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