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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국민 76% “가짜뉴스 때문에 진짜뉴스 볼 때도 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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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언론진흥재단, [일반 국민들의 ‘가짜 뉴스’에 대한 인식] 조사

CBS노컷뉴스 유연석 기자

노컷뉴스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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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76%가 가짜뉴스 때문에 진짜뉴스를 볼 때도 가짜로 의심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9일 한국언론진흥재단(이사장 김병호)은 최근 발간한 미디어이슈 3권 3호를 통해 [일반 국민들의 ‘가짜 뉴스’에 대한 인식]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고 밝혔다.

미디어연구센터는 일반인들이 ‘가짜 뉴스’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에 대해 조사했다.

20~50대 성인남녀 1,084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해, 가짜 뉴스에 대한 식별 능력, 가짜 뉴스 접촉 빈도 및 경로, 가짜 뉴스에 규제 방안, 가짜 뉴스가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해 물어봤다.

◇ 형식에 따라 가짜 뉴스에 대한 신뢰도 차이 발생

먼저 같은 가짜뉴스라도 PC화면으로 볼 때와 모바일로 볼 때 다른 결과가 나왔다. PC화면으로 보면 해당 뉴스를 더 신뢰하는 결과가 나왔다.

일본의 혐한 가짜 뉴스 사이트로 알려진 ‘한국뉴스(https://korean-newsspot.blogspot.kr/)’에 게재된 “한국 서울 시내에서 대규모 트럼프 대통령 퇴진 시위 방화 은행 습격”이란 제목으로 실제 유통된 가짜뉴스를 보여주고 제시되는 형식에 따라 신뢰도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를 조사했다.

조사 대상자를 두 집단으로 구분하여 A집단(547명)에는 해당 기사의 PC 화면을 갈무리한 내용을 보여주고, B집단(537명)에는 같은 내용을 모바일 메신저로 전달한 화면을 제시했다.

제시한 가짜 뉴스에는 “국내에서의 회원수는 50 만명이 넘는한다” 등 문법에 맞지 않거나 맞춤법이 틀린 문장이 많아 내용만 보면 일반 기사와 비교할 때 크게 신뢰하기 어려운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

실제 조사 결과 A, B 두 집단 평균으로 했을 때 응답자의 약 79% 가량이 기사 내용에 대해 신뢰할 수 없다고 답했다.

하지만 PC 화면을 제시받은 A 집단이 모바일 메신저 화면을 제시받은 B 집단에 비해 좀 더 내용을 신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같은 내용에 대해 A 집단은 응답자의 약 24% 가량이 신뢰한다고 답한 반면에, B 집단은 이보다 10%p 이상 적은 약 11% 가량만이 신뢰한다고 답했다.

모바일 메신저 화면에서 제목과 본문만 제시한 것을 감안한다면, 가짜 뉴스일지라도 제호와 기사 분류, 관련 기사 등 뉴스 형식을 갖춘 경우 이에 대한 수용자의 신뢰도가 더 높아진다는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 가짜 뉴스 식별 능력 – 응답자 중 1.8%만이 정확하게 구별

실제 기사에서 발췌한 진짜 뉴스 문장 2개와 인터넷 상에 루머 형식으로 배포된 내용에서 발췌한 가짜 뉴스 문장 4개를 서로 섞어서 제시한 후 진실 및 거짓 여부에 대해 답하도록 했다.

제시한 내용은 출처의 전체 내용이 아닌, 전체 내용을 대표하는 짧은 문장으로만 구성했다.

조사 결과 응답자 1,084명 중 진짜 뉴스 2개를 모두 진실로, 가짜 뉴스 4개를 모두 거짓으로 응답한 사람은 19명(1.8%)에 불과했다. 6개 중 5개를 정확히 구분해낸 응답자는 139명(12.8%)이었으며, 4개를 구분해낸 응답자는 317명(29.2%)이었다.

전체 내용 중 일부만을 발췌한 문장을 제시했기 때문에 진실 및 거짓의 판단이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내용만을 제시했을 경우 수용자들이 진짜와 가짜 뉴스를 구별하기가 쉽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성별 차이는 거의 없었지만, 연령대별로는 20대가 정답을 찾은 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고 30대가 뒤를 이었다.

◇ 응답자 80% “기사 형식의 조작된 온라인 콘텐츠가 가짜 뉴스”

가짜뉴스를 접해본 경험이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올해 들어 언론 보도나 지인 또는 인터넷을 통해서 가짜 뉴스라는 것을 들어본 적이 있는지를 조사했다.

이에 대해 응답자의 76.2%가 가짜 뉴스라는 것을 들어본 적이 있다고 답했으며, 응답자의 23.8%는 들어본 적이 없다고 답하였다. 따라서 응답자 중 열에 일곱은 가짜 뉴스의 존재에 대해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자들이 생각하는 가짜 뉴스가 무엇인지를 알아보기 위해 올해 들어 언론, 지인, 인터넷 등을 통해 가짜 뉴스를 들어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826명)만을 대상으로 가짜 뉴스의 범주에 포함되는 것으로 거론되는 개념들을 제시하고 이에 대한 생각을 물어보았다.

기사 형식을 취하고 있는 조작된 온라인 콘텐츠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80%가 가짜 뉴스에 해당한다고 답했으며, 들어본 적이 없는 '00 뉴스'라는 이름으로 배포되는 인쇄물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72.4%, 카카오톡이나 라인 등에서 유통되는 속칭 ‘찌라시’ 톡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74.1%,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에서 유포되는 정체불명의 게시물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74.3%가 가짜 뉴스에 해당한다고 답했다.

반면 기존 언론사들의 왜곡 내지 과장보도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40.1%만이 가짜 뉴스에 해당한다고 답하였다.

따라서 기존 언론사들의 왜곡보도 또는 과장보도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이를 가짜 뉴스의 범주에 포함시키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조사 결과는 기존 언론사의 왜곡 또는 과장보도까지 가짜 뉴스로 포함시키는 것은 무리가 있음을 보여준다고 연구원들은 밝혔다.

◇ “올해 들어 가짜라고 판단하는 뉴스를 직접 받거나 본 적 있다” 32.3%

가짜 뉴스에 대한 인지 여부와 별도로 본인이 가짜라고 판단하는 뉴스를 직접 받거나 본 경험이 있는지 묻자, 가짜라고 판단하는 뉴스를 직접 받거나 본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사람은 350명으로 전체의 32.3%인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로는 남성(36.1%)이 여성(28.4%)보다 직접 받거나 본 적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으며, 연령별로는 20대의 37%가 가짜라고 판단하는 뉴스를 직접 받거나 본 적 있다고 답해 가장 비중이 높았으며, 50대가 24.7%로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30대는 34.1%, 40대는 33.7%로 연령대가 낮을수록 가짜 뉴스를 직접 받거나 본 경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난 것도 특징이다.

가짜라고 판단하는 뉴스를 직접 받거나 본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사람만을 대상으로 가짜라고 판단한 뉴스를 접한 경로를 물어봤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76.3%가 포털, 페이스북, 카카오톡 등 인터넷을 통해 가짜 뉴스를 직접 받거나 본적이 있다고 답해 접촉 경로에서 인터넷이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 연령별로도 큰 차이 없이 인터넷이 가짜 뉴스를 접하는 가장 주된 경로였다. 신문, 텔레비전 등 대중매체를 통해 접한 경우는 9.1%였으며, 친구, 선후배 등과의 사적 모임이 7.7%로 뒤를 이었다.

인터넷 서비스들 중에서 본인이 가짜라고 판단하는 뉴스를 직접 받아 본 주된 경로는 어떤 것인지를 물어본 결과, 카카오톡, 라인 등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가짜 뉴스를 직접 받거나 본 경우가 39.7%로 가장 높았다.

50대에서는 45.6%로 그 비중이 특히 높았다. 페이스북, 트위터 등 소셜 플랫폼을 통해 가짜 뉴스를 직접 받거나 본 경험은 27.7%, 카페, 커뮤니티, 블로그 등을 통해 직접 접한 경험이 24.3%로 뒤를 이었다.

반면, 가짜 뉴스 사이트를 통해 직접 접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3.7%에 불과했다. 가짜 뉴스가 자체 사이트를 통해 직접 유통되기보다는 모바일 메신저, 소셜 플랫폼 등 콘텐츠 유통 플랫폼을 통해 매개되어 전파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 국민 84% “한국 사회에서 가짜 뉴스로 인한 문제점 매우 심각”

가짜 뉴스로 인해 벌어지고 있는 현상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물어봤다. 먼저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에 가짜 뉴스가 큰 영향을 미쳤다’라는 의견에 대해 응답자의 51%(매우 동의 12.8%, 약간 동의 38.2%)가 동의한다고 답했다.

반면,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은 가짜 뉴스로 인해 대선후보에서 사퇴했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26.3%(매우 동의 5.3%, 약간 동의 21%)만이 동의한다고 답했다.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의 대선 불출마 등에 가짜 뉴스가 미친 영향에 대해서는 낮게 평가하고 있지만, 응답자들은 가짜 뉴스가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크게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사회에서 가짜 뉴스로 인한 문제점은 매우 심각하다’는 의견에 대해 83.7%(매우 동의 40.3%, 약간 동의 43.4%)가 동의한다고 답했으며, ‘가짜 뉴스로 인해 우리 사회의 분열이 더 심해지고 있다’는 의견에 대해서도 응답자의 83.6%(매우 동의 48.1%, 약간 동의 35.5%)가 동의한다고 답해 가짜 뉴스가 우리 사회를 분열시키는 등 심각한 문제를 발생시키고 있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인식에는 성별, 연령별 차이도 크지 않았다.

반면, 가짜 뉴스는 일시적 현상으로 최근의 사회적 우려가 지나치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가짜 뉴스는 항상 존재했기 때문에 가짜 뉴스에 대한 최근의 사회적 우려는 지나쳐 보인다’는 의견에 대해 약 60%(전혀 동의하지 않음 19.8%, 거의 동의하지 않음 40%)가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했으며, ‘가짜 뉴스는 선거 국면에서 나타나는 일시적 현상에 불과하다’는 의견에 대해서도 절반이 넘는 53.8%가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러한 결과는 우리 국민들이 가짜 뉴스가 우리 사회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에 대해 인지하고 있으며 이러한 영향력에 대해 우려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하겠다.

◇ 국민 76% “가짜 뉴스 때문에 진짜 뉴스 볼 때도 가짜로 의심”

가짜 뉴스의 부정적 영향에 대한 우려는 우리 국민의 일반적인 뉴스 이용에도 영향으로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짜 뉴스로 인해 진짜 뉴스를 볼 때에도 가짜인지를 의심한다’는 의견에 대해 응답자의 3/4이 넘는 약 76%(매우 동의 25%, 약간 동의 50.9%)가 동의한다고 답했다.

성별, 연령대별로도 큰 차이가 없었다. 가짜 뉴스가 일반 국민들의 뉴스 이용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이 확인된 것이다.

◇ 가짜 뉴스 해결수단에 대한 인식

가짜 뉴스와 관련된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에 대해서는 대중매체에서 가짜 뉴스를 부추길 경우 경고나 정정보도, 벌금 등의 징계 조치를 가하는 것에 대해 응답자중 가장 많은 비율인 43.4%가 찬성하였다.

두 번째 해결수단은 응답자의 30.6%가 찬성한 가짜 뉴스 내용의 게시글이나 댓글을 작성한 온라인 이용자를 처벌하는 것이었다.

인터넷 이용자들이 작성한 가짜 뉴스 내용의 게시글이나 댓글을 포털 등 인터넷서비스사업자가 삭제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16.0%가 찬성했으며, 대중매체에서 가짜 뉴스를 부추길 수 있는 표현이나 보도를 자율적으로 제한하는 것에 대해서는 10.1%의 응답자가 찬성했다.

이 조사는 전국의 성인남녀 1,084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응답자는 설문조사 전문업체인 ㈜마켓링크(서베이링크)의 패널에서 연령대(20~50대)와 거주지역을 고려해 할당표집으로 모집했다.

조사는 3월 17일부터 19일까지 3일 동안 이루어졌다. 응답률은 12.0%(이메일 발송 9,000건, 최종 응답 완료 1,084명)였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0%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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