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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축구] 원정 두 번+이란… 한국은 월드컵에 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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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28일 서울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7차전 대한민국과 시리아의 경기에서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선수들이 애국가를 제창하고 있다. 2017.3.28/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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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시리아전이 끝난 뒤 회견장에 모인 이들의 얼굴은 벌겋게 달아올랐다. 3월 말이지만 아직도 밤에는 제법 추운 날씨에서 경기를 하거나 지켜본 탓이 크겠지만, 답답함에 낯 뜨거워진 이유도 가미됐다. 좀처럼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 축구대표팀의 경기력 그리고 그런 팀을 이끄는 수장의 '나아질 것'이라는 반복된 대답에 서로의 얼굴이 붉어졌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28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시리아와의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7차전에서 1-0으로 승리했다. 최우선 목표였고 무조건 필요했던 승점 3점은 획득했다. 하지만 그것 외에는 만족할 수도 칭찬할 수도 없었던 경기다.

이날 한국은 전반 4분이라는 아주 빠른 시간에 선제골을 뽑아냈다. 코너킥 상황에서 공격에 가담한 센터백 홍정호가 시원하게 시리아 골망을 흔들었다. 지난 중국전 패배의 부담을 털어내는 동시에 시리아의 기세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던 중요한 골이었다. 덕분에 이후 편안한 경기 운영이 가능할 것이라 생각했고, 내심 다득점 승리도 기대했다. 하지만 오산이었다.

경기 후 약 10분 정도 신바람을 냈던 슈틸리케호는 이후 80분 이상을 답답한 경기력으로 일관했다. 거세게 나올 것이 뻔한 시리아의 공세를 알면서도 대처하지 못했다. 기성용의 고군분투, 권순태의 슈퍼세이브 그리고 골대 행운 등이 없었다면 물거품이 될 수도 있던 승리다. 슈틸리케 감독도 "운이 따랐다"고 인정했다.

중국에게 패하면서 벼랑 끝으로 몰렸던 한국은 시리아전 승리를 통해 한숨을 돌리게 됐다. 하지만 지금 대표팀의 경기력과 나아질 것 같지 않은 미래 그리고 남아 있는 일정을 생각하면 더 깊은 한숨이 나온다.

최종예선은 이제 후반부로 접어들고 있다. 남은 3경기 결과를 통해 한국의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 여부가 결정된다. 지금까지는 A조 2위를 지키고 있다. 하지만 끝까지 이 순위가 유지된다는 보장은 없다. '설마 한국 축구가...'라는 막연한 장밋빛으로는 곤란하다. 2017년에 이미 상대한 중국, 시리아보다 앞으로 상대할 이들의 전력이 더 강하다.

한국은 오는 6월13일 카타르와의 원정경기로 시작해 8월31일 이란과의 홈 경기 그리고 9월5일 우즈베키스탄과의 원정 10차전으로 최종예선 일정을 마무리한다. 산 넘어 산의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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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28일 서울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7차전 대한민국과 시리아의 축구경기에서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2017.3.28/뉴스1 © News1 이동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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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원정이 2번 남았다. 지난 3번의 원정경기 결과를 생각하면 갑갑하다. 슈틸리케호는 '창사 참사'로 명명된 지난 23일 중국 원정에서의 충격적인 0-1 패배를 포함, 집을 떠나서는 1무2패에 그치고 있다. 테헤란에서 이란에게 0-1로 졌고 중립지 말레이시아에서 펼쳐진 시리아와의 첫 만남은 0-0에 그쳤다.

스코어를 보면 알겠으나 단 1골도 뽑아내지 못했다. 슈틸리케 감독 역시 "(원정에서 고전하고 있다는)기록을 부정할 수 없다. 특히 원정 무득점은 치명적이기도 하다"고 말한 뒤 "어떻게 바꿀지 생각을 해봐야한다"고 괴로움을 피력한 바 있다.

한반도를 벗어나면 종이호랑이로 전락하는 상황에서 2번의 원정길을 더 올라야한다는 것은 큰 부담이다. 더군다나 최종예선의 최종전이 한국과 2위 자리를 놓고 다투는 우즈벡 원정이라는 것은 머리에 각인을 시켜야한다. 불행히도 9차전까지 본선행을 확정짓지 못한다면, 식은 땀이 흐르는 상황이 펼쳐질 수도 있다.

어웨이 경기에서 암울한 기록을 남기고도 A조 2위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홈 승률이 좋았기 때문이다. 4전 전승. 홈에서는 분명 호랑이었다. 그러나 마지막 관문은 녹록지 않다. 지난 7경기 동안 단 1골도 내주지 않으며 5승2무 무패가도를 달리고 있는 A조 선두 이란이 상대다.

슈틸리케 감독에게 남은 상대와 일정을 소개하며 한국의 본선진출 가능성을 물었다. 그는 "우리가 중국에게는 압도적으로 강했는데 이번에는 졌다. 이란과의 경기도 우리가 뒤집을 수 있다. 경기를 하기도 전에 '어렵다', '졌다' 생각하면 안 된다"는 말로 또 '잘 될 거야'를 외쳤다.

안심을 주려고 한다는 것은 알고 있는데 도무지 안심이 되지 않는다. 단 1골도 뽑지 못했던 원정길을 2번 더해야하고 강했던 안방에서는 이란을 상대해야한다. 한국은 월드컵에 나갈 수 있을까.
lastuncl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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