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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슈틸리케가 내놓은 해답, 알맹이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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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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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서울월드컵경기장, 서정환 기자] “운이 없었다. 시간을 두고 조직력을 끌어올리겠다.”

시리아를 상대로 졸전을 펼친 울리 슈틸리케의 대답이었다.

축구국가대표팀은 28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개최된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7차전에서 홍정호의 결승골로 시리아를 1-0으로 물리쳤다. 한국(승점 13점)은 한 경기를 덜 치른 이란(승점 14점)에 이어 조 2위를 유지했다. 한국은 지난 23일 중국 원정 0-1 패배의 충격에서 벗어났다.

이기긴했지만 졸전으로 반성해야 할 경기였다. 한국보다 한 수 아래였던 시리아는 후반전 골대를 맞추는 등 위협적인 경기를 했다. 한국은 안방의 이점에도 불구 실망스러운 경기력으로 우려를 자아냈다.

경기 후 가진 공식기자회견서 보여준 슈틸리케 감독의 진단과 처방은 여론과 사뭇 달랐다. 오는 6월 카타르 원정이 불안하다는 지적에 슈틸리케는 ‘시간이 많다’며 여유를 보였다. 슈틸리케는 “다행인 것은 카타르전을 앞두고 소집을 길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처럼 2-3일 훈련하고 경기하는 패턴에서 벗어났다. 그 사이 친선전을 하게 될 가능성 높다. 여유 있게 전술적 준비를 하겠다. 다른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 답했다.

그러나 한국의 부진이 과연 시간이 해결해줄 문제일까. 슈틸리케는 과연 지난 2년여 동안 시간이 부족해서 팀을 만들지 못한 것일까. 지난 10월 부임한 마르첼로 리피 감독은 불과 5개월 만에 중국을 다른 팀으로 바꿔 놨다. 이미 슈틸리케 감독은 충분한 시간을 소진했다. 오는 6월이 된다고 대표팀이 전술적으로 확 달라질 거라고 보는 이들은 많지 않다.

취재진은 경기력을 끌어올리는 구체적 방안에 대해 질문했다. 슈틸리케는 “새로운 코칭스태프 설기현과 차두리가 큰일을 해주고 있다. 며칠간 훈련하고 경기하면서 워밍업이 끝나면 기술적인 부분과 전술적 부분을 병행해 훈련한다. 연계플레이나 마무리까지 하는 과정까지 보완해야 한다”면서 동문서답을 했다. 설기현과 차두리는 대표팀의 훈련을 도울 뿐이지 전술의 큰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아니다. 그것은 슈틸리케 본인이 해야 할 일이다.

구자철은 ‘슈틸리케 감독에게 맞춤형 전술을 지시받은 적이 있냐’는 질문에 제대로 대답을 하지 못했다.

선수들이 100% 기량이 나오지 않는다는 지적도 했다. 슈틸리케가 선수들에게 엉뚱한 포지션을 자꾸 맡기기에 답답해서 나온 질문이다.

슈틸리케는 “인간이라 누구나 실수할 수 있다. 누구나 안 좋은 날이 있다. 많은 선수들이 본인 기량을 못 보여줬다. 항상 더 나은 대표팀을 만들려고 한다. 어떤 대안이 있는지 찾으려 한다. 대표팀 문은 항상 열려 있다”면서 질문의 본질을 피해갔다. 그래서 슈틸리케가 K리그에서 맹활약하는 선수들을 모두 제쳐두고 뽑은 새 얼굴이 허용준이란 말인가. 이정협과 황의조도 보여준 것에 비해 지나치게 많은 기회를 얻고 있다.

결국 슈틸리케는 냉철한 자아비판도 없었고, 전술적 큰 그림도 제시하지 못했다. 기자회견 내내 변명과 동문서답이 이어졌다. 남은 3경기에 대한 대비책도 두루뭉실했다. 슈틸리케는 “축구에서 상대전적은 큰 의미가 없다. 중국전도 우리가 압도적인 전적이었는데 그런 결과가 나왔다. 이란도 우리가 전적에서 안 좋지만 결과는 다를 수 있다. 축구는 그날 상황에 따라 모든 것을 보고 판단해야 한다. 물론 우리가 개선할 점은 분명히 있다. 잘 해낼 수 있다”며 근거 없는 낙관론을 펼쳤다. /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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