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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심판복 벗을 때도 심판다워야…보이콧 없었지만 상처는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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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심판 보이콧’ 사태는 예상대로 없었다. 하지만 K리그엔 큰 상처를 남겼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심판위원회(위원장 조영증)는 28일 서울 모처에서 K리그 심판 간담회를 개최했다. K리그 심판들은 “최근 축구팬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하여 죄송하게 생각한다. 향후 K리그 발전을 위하여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이번 간담회는 전국심판협의회(회장 박치환)가 지난 24일 연맹과 대한축구협회에 보낸 공문을 통해 국내 프로및 아마추어 경기 보이콧이란 초강수를 던지면서 이뤄졌다. 지난 19일 열린 서울-광주 맞대결에서 김성호 주심은 이상호(서울)의 크로스가 박동진(광주)의 등에 맞았음에도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이에 연맹은 사후 분석을 통해 김 주심에게 무기한 배정 정지 징계를 내렸다. 핸드볼및 페널티킥이라고 선언했다가 연맹 조사과정에서 “그런 일이 없다”고 말을 뒤집은 박인선 부심에겐 퇴출이라는 더 강한 징계를 부과했다. 이에 심판협은 두 징계가 지나치다며 보이콧을 선언했다. 하지만 “선을 넘어도 너무 넘었다”는 축구계와 팬들의 쏟아지는 비판을 받았다.

K리그 전체 심판 43명 중 29명이 참석한 간담회에선 오심을 줄이기 위한 다양한 방안들이 협의됐다. 연맹 관계자는 “심판들도 시즌 초엔 감각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비시즌 실전 경험 기회 확대 등을 연맹 심판위원회에 건의했다. 연맹 측도 이를 적극적으로 검토해 추진할 예정”이라고 했다. 연맹은 김 주심과 박 부심의 징계가 지나치다는 심판협 문제제기에 대해선 “징계에 이의 제기할 수 있는 제도가 있다”고 설명했다. 연맹은 올시즌 하반기부터 비디오 판독을 도입한다. 승패에 영향을 미치는 결정적인 상황에 대해 더욱 정확한 판정을 내릴 수 있다.

‘보이콧’ 파문은 ‘찻잔 속의 태풍’으로 끝났다. 하지만 이번 심판들의 어처구니 없는 행태에 K리그는 나쁜 이미지만 각인되고 말았다. 축구계 고위관계자는 “해외토픽에나 나올 수 있는 일이 벌어졌다”며 개탄했다. 심판은 검은색 유니폼을 입었을 때만 심판이 아니다. 유니폼을 벗고도 ‘그라운드의 포청천’이란 별명다운 행동과 모범을 보여야 진정한 심판으로서의 명예를 지킬 수 있다. 아울러 심판계가 제대로 된 리더를 세워야 한다는 과제도 남겼다. 이번 ‘보이콧 파문’이 여러모로 씁쓸한 이유다.

silv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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