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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프로배구] 베테랑들이 버틴 기업은행 "떡도 먹어본 이가 잘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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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28일 오후 경기도 화성종합경기타운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6-2017 V리그 여자배구 챔피언결정전 3차전 IBK 기업은행과 흥국생명의 경기에서 기업은행 김사니가 득점을 한 후 기뻐하고 있다. 2017.3.28/뉴스1 © News1 오장환 기자


(화성=뉴스1) 이재상 기자 = "아무래도 떡도 먹어본 사람이 낫지 않을까요?"

V리그 여자부 최초로 5년 연속 챔피언결정전에 올랐던 '경험'의 승리였다. 큰 경기에 많이 나섰던 IBK기업은행 선수들은 위기의 순간 더 냉정하고 차분했다. 기업은행이 안방에서 역전극을 펼치며 'V3'를 눈앞에 뒀다.

기업은행은 28일 화성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6-17 NH농협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5전 3선승제) 3차전에서 세트스코어 3-2(21-25 25-20 24-26 25-21 15-8)로 역전승했다.

인천에서 열린 1차전을 내줬던 기업은행은 2~3차전을 내리 따내며 2014-15시즌 이후 2년 만의 우승까지 1승만을 남겨뒀다. 2005년 프로 출범 이후 1승1패에서 3차전을 가져갔던 팀의 우승 확률은 71.4%(7차례 중 5번)에 달한다.

경기 후 리베로 남지연은 "포스트시즌부터 어렵게 올라왔는데 꾸역꾸역 계속 이기고 있다"면서 "떡도 먹어본 사람이 잘 먹는 법이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마지막까지 왔으니 지지 않으려는 마음이 있다. 버티는 힘이 큰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도로공사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기업은행에 와 처음 챔프전을 경험하는 김미연도 선배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김미연은 "언니들이 경험이 많다보니 중요할 때 의지가 된다. 긴장을 해서 경기 전에 조용히 있었더니 사니 언니와 지연 언니가 밝게 하자고 북돋아 줬다. 그런 것들이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산전수전을 다 겪은 국가대표 출신 세터 김사니는 허리 부상으로 컨디션이 100%가 아님에도 노련한 볼 배분으로 승리를 견인했다.

김사니는 "선수들이 열심히 하려고 해도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가 있다. 그런 것들을 유심히 보면서 이용했다. 찬스볼이 오면 컨디션이 떨어지는 선수에게 줘 자신감을 찾게 만들었다. 여러 경험적인 부분에서 우리가 앞섰던 것 같다"고 말했다.

1차전 5세트에서 흥국생명 주포 이재영과 러브에게 연속 실점을 내줬던 기업은행은 두 번 똑같은 전술에 당하지 않았다. 이날 파이널세트에서 리베로 남지연은 상대 코스를 읽는 정확한 움직임으로 흥국생명의 공격을 막아냈다.

남지연은 "결정적인 5세트에는 아무래도 자기가 잘 때리는 주코스로 가는 경우가 많다. 일단 분석했던 코스를 집중적으로 막았다. 여기에 우리 블로커들이 후반으로 갈수록 잘 해줘서 수비하기가 한결 쉬웠다"고 했다.

한편, 김사니는 이날 승리에도 쉽게 '우승'이라는 단어를 꺼내지 않았다.

그는 "당연히 끝내면 좋겠지만 욕심내지 않고 하나씩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목표에 다다를 수 있을 것이다. 4차전도 늘 해왔던 그대로 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2승1패로 앞서간 기업은행은 30일 같은 장소에서 4차전을 갖는다.
alexe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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