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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트럼프 발등 찍은 '거래의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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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케어' 저지 프리덤 코커스/ 책 내용대로 전략 짜 트럼프 울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1호 법안’ 트럼프케어(미국건강보험법)가 좌절된 데는 그의 베스트셀러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27일(현지시간) CNN방송에 따르면 공화당 강경파 의원 모임인 ‘프리덤 코커스’는 트럼프 대통령과 폴 라이언 하원의장의 트럼프케어 법안 표결 밀어붙이기에 방어막을 치며 전략을 숙의했다.

트럼프 대통령 뜻을 꺾을 방법을 고심하던 프리덤 코커스는 그의 책에 주목했다. 이 책은 트럼프 대통령이 1987년 저술한 것으로 ‘협상의 기술’ 혹은 ‘거래의 기술’로 번역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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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책에서 “거래를 성사시키려 필사적으로 달려드는 게 최악의 협상 기술”이라며 “상대방은 피 냄새를 맡게 되고, 당신은 죽게 된다”고 충고했다. 프리덤 코커스는 이 충고를 받아들여 이번 싸움에서 이용했다.

프리덤 코커스 소속 의원들은 새로운 법안이 ‘오바마케어’(건강보험개혁법) 완전 폐기를 이끌어내지는 못한다며 트럼프케어 도입에 미지근하게 움직였다.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과 라이언 의장이 트럼프케어 도입에 사활을 거는 점을 파악하고, 이를 거부하기로 했다. 이들의 대응에 트럼프 대통령은 한계를 드러내고 말았다.

그는 협상 종료를 선언하며 공화당에 협조를 요쳥했지만, 프리덤 코커스는 아직 협상이 끝나지 않았다며 여유를 부렸다. 상대의 조급한 마음을 이용해 원하는 것을 얻어내곤 했던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자신의 패’를 알아챈 프리덤 코커스에게 되치기를 당한 셈이다.

CNN은 표결을 일주일 정도 앞두고 프리덤 코커스 소속 의원들이 모인 현장 분위기에서 이미 싸움의 기운이 판가름 났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너무 갈망해 끝내는 협상에서 실수하고 말았다는 게 CNN 평가다. 30년 전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을 알렸던 ‘거래의 기술’이 이번엔 부메랑으로 작용한 것이다.

워싱턴=박종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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