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4 (수)

아베, 이번엔 지인 운영 대학에 특혜 의혹

댓글 4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정부, 50년 불허 수의학부 허용/市는 학교용지 무상 양도하기로/야 “아키에 스캔들과 같은 구조”

세계일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지인이 운영하는 학교법인에 특혜를 줬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아베 총리의 부인 아키에(昭惠) 여사가 다른 학교법인의 국유지 헐값 매입 과정에 연루됐다는 의혹으로 야당의 거센 공격을 받는 상황에서 아베 총리마저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될 경우 아베 정권에 작지 않은 부담이 될 전망이다.

28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전날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최대 야당인 민진당의 사쿠라이 미쓰루(櫻井充) 의원은 아베 총리의 지인이 이사장인 오카야마현의 학교법인 ‘가케(加計) 학원’의 수의학부 신설 경위를 추궁했다.

가케 학원이 운영하는 에히메현 이마바리시에 있는 오카야마 이과대는 수의학부를 신설할 예정이며, 이마바리시는 필요한 용지를 무상 양도하기로 했다. 일본 정부는 수의사 급증을 우려해 최근 50년 동안 수의학부 신설을 허용하지 않았으나 가케 학원은 정부의 국가전략특구 제도를 이용해 신설 허가를 받았다. 일본 정부는 시코쿠 지방에 수의학과가 없다는 점을 수의학부 신설 허용 이유로 들고 있다.

그러나 가케 학원 이사장과 아베 총리는 식사와 골프를 같이할 만큼 친한 사이라는 점에서 특혜 의혹이 불거졌다. 아베 총리는 국가전략특구 자문회의 의장을 맡고 있다. 사쿠라이 의원은 “‘모리토모 학원’과 완전히 같은 구조”라며 특혜 여부를 추궁했다. 이에 대해 아베 총리는 “나와 친분 여부는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며 연루 의혹을 전면 부정했다.

아베 총리는 예전에도 가케 학원과 관련한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강력 부인해 왔고, 논란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아키에 여사가 오사카에 있는 학교법인 모리토모 학원의 국유지 헐값 매입 과정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해소되지 않는 상황에서 이 문제가 다시 주목받을 경우 논란이 증폭될 가능성이 있다.

모리토모 학원은 초등학교 부지로 국유지를 감정평가액의 14%라는 헐값에 사들여 논란을 일으켰다. 이 초등학교의 명예교장으로 아키에 여사가 취임한 사실이 드러났고, 모리토모 학원 측이 ‘아베 총리의 기부금을 받았다’고 주장해 의혹을 키웠다. 아베 총리 부부는 이 문제와 무관하다고 주장하지만 일본 국민 다수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의 지난 24∼26일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74%가 이 문제와 관련한 정부 측 설명에 ‘납득하지 못한다’고 응답했다.

도쿄=우상규 특파원 skwoo@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 Segye.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