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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점유율 40%…대형트럭 수입車 기세 무섭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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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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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오후 9시 인천 동구 송림동 소재 '볼보 트럭 인천 센터'. 일과 시간이 한참 지났는데도 센터 내 정비사들은 볼보 트럭의 25.5t 덤프트럭 FH540의 엔진 부분 수리에 한창이었다. 이날 정비센터 고객 대기실에서 휴식 중이던 이준석 씨(49·경기도 시흥시)는 "볼보 대형트럭을 이용 중인데 동급 국산 모델 대비 5000만원 정도 더 비싸다"며 "하지만 야간 정비와 같은 볼보 트럭의 빠른 사후 서비스를 통해 장기적으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고장이 나서 차가 정비소에 들어가버리면 하루에 65만원 정도 손해를 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수입 트럭이 한국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8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한국수입자동차협회, 각 상용차업체 등에 따르면 수입 트럭 판매량(등록 대수 기준)이 국내 대형트럭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4년 32.2%에서 지난해 38.5%까지 치솟았다. 볼보, 스카니아, 만 등 수입 트럭 5개 브랜드의 지난해 판매량은 6598대로 현대 상용차(6534대)를 넘어섰다. 국내 대형트럭 소비자들이 외산차에 눈을 돌리는 이유는 브랜드 인지도와 서비스 경쟁력에 있다. 트럭을 11대 운행하는 박종성 현로지스틱 대표(51)는 "1996년 이후 볼보 트럭만 구입했다"며 "기존에 가격 경쟁력을 보고 국산 트럭을 이용하던 법인 사업자들도 신속한 애프터서비스에 매력을 느껴 볼보로 넘어오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지난해 7월부터는 인천 센터에서 국내 업체 최초로 야간 정비 서비스(밤 12시까지)를 시작했다. 향후 전국 29개 서비스센터로 이를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다른 수입 트럭 업체들도 한국 시장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28일 만트럭은 국내 시장 진출 16년 만에 한국법인 본사 사옥을 용인시 기흥구에 세우고 개소식을 열었다. 하인즈유르겐 러프 만트럭그룹 부회장은 "한국이 그룹 내 7대 핵심 전략 시장 중 하나인 만큼 본사 차원에서 적극적인 투자와 지원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날 이베코코리아는 여의도 서울마리나클럽앤요트에서 회사 대표 모델 '뉴 유로카고'를 출시했다.

현대차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현대차 상용 부문은 '패스트 폴로어'와 '퍼스트 무버' 전략을 병행하며 수입차 공세를 막아내면서 동시에 시장점유율 확대에 본격 나섰다. 'H-나이트케어 서비스'는 '패스트 폴로어' 전략에 해당한다. 현대차는 지난 2월부터 트럭 고객을 대상으로 한 야간 정비 서비스를 전국 29개 서비스센터에서 동시에 시작했다. 운영 시간이 오후 10시 30분까지여서 볼보 트럭에 비해 다소 짧지만, 경쟁사에는 없는 공휴일 수리를 제공한다는 강점이 있다. 현대차는 전국 82개 서비스 거점으로 야간 정비를 확산시킬 예정이다.

이달 15일에는 '퍼스트 무버' 격으로 대형트럭 '엑시언트'에 대한 시승 서비스를 개시했다. 국내 상용차 업체가 트럭 구매 가망 고객에게 상시 시승 기회를 부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27일 방문한 경기도 의왕시 '현대자동차 의왕 ICD(컨테이너 내륙 통관기지)전시센터'에서는 엑시언트 트랙터 시승이 진행 중이었다. 이날이 두 번째 시승이라는 최동용 씨(49·경기도 의왕시)는 "지난번 포천까지 몰고 가며 연비가 3㎞/ℓ 넘게 나왔다"며 "기존에 내가 운행하던 차로는 2㎞/ℓ가 찍히면 우수한 편이었다"고 비교했다. 그는 "이 차에는 무시동 에어컨이 탑재됐다"며 "시동을 끄고 대기해야 할 일이 많은 트럭 기사들에게 유용한 기능"이라고 소개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 '엑시언트' 한 대를 파는 것이 준중형 세단 아반떼 최저가 모델(1420만원) 10대를 파는 효과"라고 했다.

[박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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