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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fn사설] 日 5년, 우린 11년째 2만달러 허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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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진국 함정'에 갇힌 소득, 대선주자들 성장해법 뭔가


지난해 1인당 국민총소득(GNI) 3만달러 달성에 또 실패했다. 한국은행은 28일 지난해 1인당 국민소득이 2만7561달러(3198만4000원)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전년 대비 1.4% 증가하는 데 그쳤다. 2006년 2만달러대에 진입한 이후 11년째 3만달러 문턱을 넘지 못했으며 2014년 이후 3년 연속 2만7000달러 선에서 횡보하고 있다. 이러다 '중진국 함정'에 갇혀 선진국 꿈이 좌절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 돌파는 선진국 진입의 기준으로 인식된다. 선진국들은 2만달러에서 3만달러로 올라서기까지 걸린 기간이 우리보다 훨씬 짧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1인당 국민소득이 3만달러(2015년 기준)를 넘은 나라는 25개다. 이들의 평균 소요 기간은 8.2년이었다. 이들 가운데 스위스는 2년 만에 3만달러를 달성했으며 룩셈부르크 3년, 노르웨이.호주.독일.일본이 5년 걸렸다. 선진국들과 비교하면 한국은 2만달러대에서 너무 오랜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 내년이나 후년에도 3만달러 달성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1인당 국민소득 증가세가 지지부진한 가장 큰 요인은 성장률이 낮기 때문이다. 1인당 국민소득은 성장률과 환율, 인구증가율 등 세 가지 요인에 의해 결정된다. 이 가운데 인구증가율은 매년 거의 변동이 없기 때문에 성장률과 환율에 의해 좌우된다. 성장률이 높아질수록, 그리고 환율이 낮아질수록 1인당 국민소득 증가 속도가 빨라진다. 한은이 잠정 집계한 지난해 성장률은 2.8%로 3년 연속 2%대에 머물고 있다. 지난해 원·달러 평균 환율도 전년보다 2.5%나 올랐다. 저성장과 환율상승이 맞물려 1인당 국민소득의 발목을 잡고 있는 셈이다.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 달성을 위해서는 경제의 성장능력, 즉 잠재성장률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은 급격히 추락하는 모습이다. 2000년대까지만 해도 4%대를 유지했으나 2010년대 전반에 3%대, 후반에는 2%대로 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2020년대에는 1%대로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기초체력 약화와 정부 정책의 실패, 구조조정 지연 등이 성장력 고갈을 초래했기 때문이다.

선진국이 될수록 성장률이 낮아지는 것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그러나 선진국이 되기도 전에 성장률이 급락하는 것은 문제다. 잠재성장률을 다시 끌어올리는 것이 시급하다. 우리 정치는 성장에는 침묵하고 복지를 늘리는 데만 급급하고 있다. 성장이 멈추면 복지도 멈출 수밖에 없다. 각 당의 대선주자들은 저성장 고착화의 해법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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