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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간통죄 폐지 그 후] ②불륜도 로맨스...미디어, 기혼자들의 사랑에 접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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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드라마 '공항가는 길'과 '이번 주 아내가 바람을 핍니다' 포스터. (사진=KBS, 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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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장영준 기자] 간통죄 폐지 후 연예계에 불었던 가장 큰 바람은 불륜 소재에 대한 인식 변화다. 단순히 일일드라마 등에서 자극을 주기 위한 소재로 쓰였던 '불륜'이 이제는 아름다운 사랑으로 포장돼 시청자 혹은 관객들의 심금을 울리고 있다.

지난해 방송된 KBS 드라마 '공항가는 길'은 한 편의 그림같은 영상미로 호평을 받았다. 더불어 두 주연배우인 이상윤 김하늘의 로맨스는 묘한 긴장과 설렘을 자아내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불륜을 너무 미화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두 기혼 남녀가 사랑에 빠질 수밖에 없는 이유를 설득력있게 풀어가며 인기를 끌었다.

JTBC에서 방영된 '이번주 아내가 바람을 핍니다'는 아예 제목부터 도발적으로 '불륜'을 암시하는 작품이다. 아내가 바람을 피운다는 것을 알게 된 남편이 아내의 '바람'을 통해 소중함을 깨닫고 행복한 가정을 되찾는 이야기를 그린 이 작품은 제법 유쾌하게 현실을 반영해 공감을 이끌어냈다.

지금도 불륜 드라마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KBS 2TV 월화드라마 '완벽한 아내' 역시 불륜을 소재로 하고 있다. 드센 아줌마로 세파에 찌들어 살아오던 심재복(고소영)이 예기치 못한 사건에 휘말리며 잊었던 여성성을 회복하고 삶의 새로운 희망과 생기발랄한 사랑을 되찾는 여정을 그린 이 드라마는 불륜을 주요 소재로 차용하면서도 빈틈 없는 전개로 호평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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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완벽한 아내'(위)와 영화 '커피메이트' 스틸. (사진=KBS, 스톰픽쳐스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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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서도 불륜 소재는 활발하게 활용되고 있다.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가 호흡을 맞춘 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는 영희(김민희)가 유부남 감독인 상원 (문성근)을 사랑했으나 여러 문제와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해 그를 떠난다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이 때문에 홍 감독의 자전적인 영화가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으나, 홍 감독은 "아니지만 오해해도 상관은 없다"는 쿨한 답변을 내놨다.

영화 '커피메이트'는 잔잔함이 매력인 로맨스 영화다. 우연히 커피 메이트가 된 두 남녀가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했던 비밀들을 공유하며 걷잡을 수 없는 감정의 폭풍에 휘말리게 되는 일탈 로맨스를 그린 이 작품은 배우 오지호와 윤진서가 열연했다. 극중 여주인공이 유부녀이기 때문에 자칫 불륜 영화로 오해할 수도 있다. 오지호는 그러나 인터뷰를 통해 "정신적인 사랑도 불륜인가, 모든 것(정신+육체)을 해야 불륜인지는 사람들의 평가에 따라 다른 것이다"고 말했다.

이제 더 이상 드라마나 영화에서 불륜 현장을 잡기 위해 변장을 하고 미행을 하거나 사설 탐정을 고용하는 따위의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어졌지만, 로맨스의 또 다른 형태로 활발히 활용될 전망이다. 이러한 연예계의 흐름 변화가 과연 대중의 인식 변화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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