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시리아와 운명 건 일전…'일단 이겨라'

[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한국 축구의 운명이 걸린 일전이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28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시리아를 상대로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조별리그 A조 7차전을 갖는다.

아시아지역 예선에서는 최종예선 각조 2위까지 월드컵 본선 직행권을 부여한다. 각조 3위는 플레이오프를 거친 뒤, 북중미팀과 최후의 결전을 펼쳐야 한다. 한국은 현재 3승1무2패(승점 10)로 A조 2위를 지키고 있지만, 3위 우즈베키스탄(3승3패, 승점 9), 4위 시리아(2승2무2패, 승점 8)와의 차이가 적어 본선 진출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게다가 최근 슈틸리케호는 최악의 부진에 빠져있다. 단조로운 공격 루트, 불안한 수비 조직력, 골 결정력 부족 등의 문제점이 좀처럼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게다가 슈틸리케 감독의 이해할 수 없는 선수 선발과 경솔한 언행까지 겹쳐지면서 대표팀은 더욱 수렁에 빠져드는 모습이다. 지난 23일 중국 원정 패배는 길을 잘못 든 한국 대표팀의 상황을 그대로 보여주는 경기였다.

일각에서는 시리아전 경기 결과에 따라 슈틸리케 감독이 경질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제는 슈틸리케 감독의 거취는 나중 문제다. 일단 시리아전을 이기고, 대표팀의 새로운 출발을 준비해야 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경고누적으로 중국전에 나서지 못했던 손흥민이 시리아전에 출전할 수 있다는 점이다. 손흥민은 자타공인 한국 축구의 에이스다. 공격전술 부재와 결정력 부족으로 고전했던 대표팀 공격진을 완전히 뒤바꿀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지동원이 경고누적으로 출전할 수 없다는 점이 아쉽지만, 황희찬, 남태희 등이 지동원의 빈자리를 메울 준비를 하고 있다.

승리의 키워드는 선제골이다. 당초 A조 최약체로 여겨졌던 시리아는 최종예선에서 기대 이상의 선전을 펼치며 상위권 팀들을 위협하고 있다. 시리아의 선전에는 2차전 한국과의 0-0 무승부도 포함돼 있다. 당시 한국은 좀처럼 시리아의 골문을 열지 못하면서 고전을 자초했다.

시리아 입장에서는 원정인 만큼 더욱 더 수비에 무게를 둘 것으로 보인다. 만약 한국이 선제골을 넣지 못할 경우에는 '침대축구'로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상의 시나리오는 한국이 빠른 시간에 시리아의 골문을 열어 '침대축구'의 발동 조건을 없애는 것이다.

한국은 지난 1986 월드컵 이후 8회 연속 월드컵 무대를 밟아왔다. 그 기간 동안 한국 축구는 하드웨어로나, 소프트웨어로나 엄청난 발전을 이뤄왔다. 월드컵은 한국 축구 발전의 동력이었다.

하지만 시리아전에서 승점 3점을 가져오지 못한다면 한국의 9회 연속 월드컵 진출에는 빨간 불이 들어오게 된다. 이는 한국 축구 전체가 위기에 빠질 수 있음을 뜻한다.

벼랑 끝에 몰린 한국 축구가 시리아전에서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상필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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