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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도제학교 가본 고교생 "잡일 시달리고 산재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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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교육청, 도제학교 참여학생 160명 대상 설문조사 결과 발표]

'산학일체형 도제학교' 제도(도제학교)를 통해 사업체에서 교육을 받는 고교생들이 업무와 상관없는 청소, 잡일에 시달린다는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서울시교육청은 26일 관내 산학일체형 도제학교 참여자 10개교 16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응답자 중 절반 가량은 도제반에 신청하기 전 도제학교에 관해 충분한 교육을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안내 교육 시간이 따로 있었다"고 답한 학생은 160명 중 86명(53.8%)밖에 되지 않았다. 나머지는 "일반 수업시간이나 상담시간에 잠시 안내를 받았다"(49명, 30.6%) "안내 받지 못했다"(22명, 13.8%) 등으로 답했다.

학생들은 대체로 공동실습장 교육내용이 사업체 직장 내 교육훈련(OJT·on The Job Training)과 관련이 없다고 답했다. 70명(43.8%)은 "관련없다", 50명(31.3%)은 "잘 모르겠다"고 답변했다.

도제학교 사업장 OJT 업무내용을 묻는 주관식 항목에서는 "청소, 잡일, 스포관리 등 업무를 했다"는 응답이 나왔다. 또 "NCS 기반 교육과 무관한, 업무관련성이 적은 업무를 했다" "부수적인 업무라도 취지나 연관성에 대한 교육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답변도 있었다.

도제학교 사업장 OJT 급여는 70만원부터 210만원까지 다양했으나 평균치를 내기는 힘든 상황이다. 응답자 중 108명(73%)이 응답하지 않아서다.

학생 대다수는 훈련근로계약서, 안전교육을 받지 못했다고 답변했다. 훈련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거나 잘 모르겠다고 답한 경우는 56명(35%), 안전교육을 받지 못했거나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52명(32.5%)였다.

안전 문제도 대두됐다. 현장에서 산업재해를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학생은 16명(10%), 일하다가 위험을 인지한 학생은 76명(65.8%)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학생들이 지급받은 안전장비는 목장갑(8명), 작업복(7명) 등 안전장비로 분류되지 않는 단순 작업도구 밖에 없었다.

시교육청은 이번 결과보고서를 바탕으로 산학일체형 도제학교 학생들에 대한 지속적인 노동인권교육, 담당교사에 대한 노동인권컨설팅 등 후속조치를 진행할 예정이다.

한편 도제학교는 박근혜 정부에서 추진한 일·학습병행제 관련 정책사업 중 하나로, 고교생들이 학교와 기업을 오가면서 이론과 실습을 진행하는 제도다. 올해는 전국 198개교, 서울 26개교(36학급)가 산학일체형 도제학교로 운영되고 있다.

최민지 기자 mj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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