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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남 꼬드겨 '악감정' 피해자에 둔기 린치…'대리살인'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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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기없다" 핀잔에 일면식 없는 남성 가격…가해자 2명 모두 살인미수

법원 "아무 원한없는 무고한 사람에게 해끼친 심각한 범죄"…징역 2년

연합뉴스

법원 마크
[연합뉴스TV 캡처]



(서울=연합뉴스) 강애란 기자 = 메신저 서비스로 알게 된 사람에게 "용기가 없다"고 핀잔을 주면서 자신이 평소 악감정을 가진 피해자를 둔기로 가격하도록 '유도'한 남성과 핀잔을 듣고 '묻지마 범행'을 실행한 남성에게 나란히 실형이 선고됐다.

법원은 일종의 '차도살인'(借刀殺人·남의 칼을 빌려 사람을 죽임, 남을 이용해 타인에 피해를 줌) 결과에이를 뻔했다고 보고 두 사람에게 살인미수죄를 적용해 똑같은 형량을 선고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김태업 부장판사)는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안모(24)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고 26일 밝혔다. 안씨의 부추김에 범행을 저지른 윤모(37)씨에게도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윤씨는 지난해 9월 서울 방배동의 한 사무실에서 A(40)씨의 머리를 둔기로 수차례 내리친 혐의로 기소됐다. 안씨는 윤씨에게 핀잔을 주면서 자신이 평소 좋지 않은 감정을 가진 A씨를 상대로 범행에 나서도록 부추겨 같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메신저 서비스를 통해 알게 된 사이로 윤씨가 '죽고싶다'는 제목으로 대화방을 차리자 안씨가 "고통 없이 죽을 수 있는 약을 주겠다"며 접근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에 살던 윤씨는 범행 당일 서울로 올라와 안씨와 만나 대화를 나누던 중 안씨로부터 "형님은 착해서 남을 때려본 적도 없고 (자살할) 용기가 없다"는 말을 듣고 엉뚱하게 범행을 마음먹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과정에서 안씨는 범행 대상으로 A씨를 지목해 범행을 부추기면서 둔기를 살 돈을 주고 윤씨를 A씨 사무실로 안내한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부는 "안씨는 범행을 실질적으로 주도한 사람"이라며 "실행행위를 한 윤씨와 비교해도 그 비난 가능성이 결코 낮지 않다"고 판단했다.

이어 "안씨는 윤씨를 도발하면서 범행을 유도한 다음 자신은 현장에서 재빨리 벗어나 버리는 주도면밀함까지 보였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재판부는 윤씨에 대해서도 "안씨가 자신의 용기를 의심하면서 도발한다는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만으로 일면식도 없던 피해자의 머리를 둔기로 수차례 가격해 심각한 위해를 가했다"고 말했다.

이어 "아무 원한도 없는 사람에게 해를 가하는 행위는 평온하게 살아가는 무고한 사람들에게 극도의 불안감을 초래하는 심각한 범죄행위"라고 질타했다.

ae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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