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0 (토)

프란치스코 교황, 밀라노 대성당서 강론 중 한국 '깜짝' 언급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교황청 관계자 "한국에 대한 교황의 평소 애정 드러난 것"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프란치스코 교황이 세계 최대의 가톨릭 교구로 꼽히는 밀라노에서 한국을 깜짝 언급하며 한국에 대한 평소의 애정을 드러냈다.

교황은 25일 이탈리아 북부 밀라노에 있는 밀라노 대성당(두오모)에서 지역 사제와 수녀, 부제 등 종교 지도자들을 상대로 대화하는 과정에서 한국 천주교 역사를 잠시 소개했다.

이날 밀라노 일대의 순방 길에 오른 교황은 이 자리에서 교황청 기관지인 로세르바토레 로마노에 실린 아프가니스탄에서 이슬람 신자들 틈에 섞여 봉사하는 수녀들 기사를 언급하며 한국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연합뉴스

밀라노 대성당(두오모)을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 [AP=연합뉴스]



교황은 "'예수님, 왜 그 민족을 그렇게 내버려 두십니까?'라는 수녀들의 질문을 접하고 한국 사람들이 생각났다"며 "한국에 천주교가 처음 들어왔을 때는 3-4명의 중국 선교사가 있었으나, 이어 두 세기 동안에는 (복음의) 메시지가 평신도들에 의해서만 전파됐다"고 설명했다.

교황은 "이처럼 주님의 길은 그분께서 원하는 대로"라고 덧붙였다.

교황의 이 같은 발언은 교황청 TV 방송 CTV로 생중계돼 이탈리아뿐 아니라 전 세계 가톨릭 신자에게 생생하게 전달됐다.

교황청의 한 관계자는 교황이 평소 한국이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평신도로부터 자생적으로 신앙이 전파된 것을 높이 평가하며 한국과 한국인에게 상당한 애정을 지니고 있다며 "이번 교황의 말씀은 한국에 대한 평소 애정을 드러낸 것으로 보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가톨릭 전통에 대한 자부심이 세계 어느 곳보다 강한 밀라노에서, 그것도 밀라노를 상징하는 밀라노 대성당이라는 공개된 장소에서 교황이 공식적으로 자생적인 한국 천주교 역사를 언급한 것도 상당히 의미 있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프란치스코 교황은 작년 5월 프랑스 가톨릭 언론 라 크루와의 인터뷰에서도 프랑스에서 사제의 소명이 위기에 처해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한국을 언급해 눈길을 끈 적이 있다.

연합뉴스

밀라노 대성당 앞 광장에서 신자들에게 손을 흔드는 프란치스코 교황
[AP=연합뉴스]



교황은 당시 인터뷰에서 "복음을 전하는데 사제가 꼭 필요한 것은 아니다. 세례가 선교의 동력이 될 수 있기 때문"이라며 "한국이 그 역사적 사례다. 한국의 경우 중국에서 들어간 선교사가 처음 복음을 전했고, 그들이 곧 떠났으나 2세기에 걸쳐 평신도들에 의해 복음이 퍼졌다"고 밝혔다.

교황은 또 작년 12월 바티칸에서 정종휴 주교황청 대사의 신임장을 제정받는 자리에서도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과 관련한 한국의 정치 상황을 언급하며 "한국인들이 저력이 있는 만큼 이번 혼란도 잘 이겨낼 것"이라는 취지로 말하는 등 여러 공식, 비공식 자리에서 한국에 대한 호감을 내비쳤다.

ykhyun14@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