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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적과의 동침' 트럼프, NYT·WP 기자에 표결철회 먼저 알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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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트럼프케어 통과해야" 트럼프


【뉴욕=AP/뉴시스】박영환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지난 대선 이후 줄곧 대립각을 세워온 일부 유력 신문 기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트럼프 케어(건강보험법) 표결 철회 사실을 먼저 알려 화제다.

미국의 A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럼프 케어의 하원 표결을 포기하기로 결정한 직후 뉴욕타임스(NYT)의 매기 해버먼, 워싱턴포스트(WP)의 로버트 코스타 기자에게 각각 전화를 걸었다.

두 신문은 트럼프가 승리한 지난해 대선 유세 기간은 물론 올해 1월 20일 행정부 출범 이후에도 러시아 커넥션 의혹을 제기하는 등 백악관과 난타전을 펼쳐온 유력지다. 제프 베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가 인수한 WP는 대선 유세가 한창인 작년 10월 트럼프가 2005년에 한 음담패설 녹음파일을 입수한 뒤 단독보도해 선거판을 뒤흔드는 등 트럼프 저격수 역할을 해왔다.

NYT도 트럼프 측근들의 대선전 러시아 접촉 의혹을 보도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맞서 ‘가짜 뉴스’라고 맞받아치는 등 양측은 총성 없는 전쟁을 펼쳐왔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두 매체의 기자에게 표결 철회 소식을 공식 발표에 앞서 가장 먼저 알렸다. 그는 이날 오후 3시31분 WP의 코스타 기자의 휴대폰으로 전화를 걸어 “안녕 밥, 우리가 막 철회했다”고 말했다. 코스타는 소셜미디어에 바로 글을 올려 통화 사실을 공개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막 전화를 했고, 지금도 통화중”이라고 말했다.

코스타는 통화를 마친 뒤 대화 내용을 기사로 정리했다. 제목은 ‘여보세요 밥: 트럼프 대통령이 내 핸드폰으로 전화해 건강보험법이 죽었다고 말했다(Hello, Bob: President Trump called my cellphone to say that the health care bill was dead)'이다. 그는 “발신제한 표시 전화여서 처음에는 독자에게 걸려온 전화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CNN이 코스타 기자의 트위터를 캡처해 보도하자 다른 매체들도 경쟁적으로 이 사실을 타전하기 시작했다.

해버먼 NYT 기자도 이날 오후 3시52분께 트위터에 트럼프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 사실을 알렸다. 그녀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것(표결 철회)는 민주당원들의 실수"라며 “오바마케어가 결국 폭발하면, 그들은 거래할 준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해버먼은 또 이날 대화 내용을 근거로 트럼프가 쉽게 물러서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두 기자와 통화한 이후 백악관에서 트럼프 케어 표결 철회 사실을 발표했다. 당내 이반의 기류가 강해 '중과부적'으로 보고 한 걸음 물러선 것이다. 그는 "민주당이 지지하지 않아서 트럼프케어가 하원에서 목표에 이르지 못했다"며 철회 배경을 설명했다. 앞서 해버먼 기자와 나눈 대화에서 진단한 표결 취소 배경과 동일한 내용이다.

yunghp@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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