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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매거진M] 원작을 읽어드립니다 ② '파도가 지나간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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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영화의 여운을 더 깊이 느끼고 싶다면 원작 소설을 읽어 보면 어떨까. 물론 원작이 있는 영화에 한한 이야기다. 맛보기로 최근 개봉작의 결정적 장면을 원작 소설 부분과 비교해 봤다.

‘파도가 지나간 자리’와 『바다 사이 등대』
중앙일보

파도가 지나간 자리 스틸. [영화사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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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이 이저벨을 쳐다보았다. “얼마나 더 기다릴 거예요, 이지? 얼마나 더 있어야 하죠?” “뭘요?” “어떻게 그럴 수 있어요? 매일 이 상태로 어떻게 살아요? 그 불쌍한 여자가 우리 때문에 제정신이 아니라는 걸 알잖아요. 당신 두 눈으로 보기까지 했고!” (중략) 이저벨은 톰을 달랠 방법을 찾고 또 찾았다. “어쩌면…, 어쩌면 루시가 자란 뒤에, 충격이 지금처럼 크지 않을 때 해나에게 말할 수도 있을 거예요…. 하지만 몇 년은 더 있어야 해요, 몇 년은요.” (중략) “난 전쟁에서 많은 걸 봤다고요.” (중략) “그래서 더는 어떤 사람도 다치게 하지 않겠다고 맹세했어요! 내가 왜 등대지기가 됐는지 알아요? 그러면 조금이라도 좋은 일을 할 수 있을 거라고, 불쌍한 사람들이 조난당하는 걸 막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으니까. 그런데 지금 내가 어떤 일을 저질렀는지 봐요.” - 『바다 사이 등대』(M L 스테드먼 지음, 문학동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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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가 지나간 자리 / 사진=영화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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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선? 파도에 떠밀려 온 쪽배. 그 안에 있던 아기를 자식인 양 키우는 톰(마이클 패스벤더)과 이자벨(알리시아 비칸데르) 부부. 둘은 어느 축하 행사에서 아기의 친모 해나(레이첼 와이즈)와 마주친 후 진실을 밝힐 것인지를 두고 다툰다.

영화 vs 원작 영화 ‘파도가 지나간 자리’(3월 8일 개봉, 데릭 시엔프랜스 감독)는 원작 소설만큼 격정적이지 않다. 대화 내용을 보다 함축적으로 줄이고, 주연 배우 마이클 패스벤더와 알리시아 비칸데르의 힘에 더 기댄다. 호흡을 누른 나지막한 목소리로 요동치는 두 인물의 갈등을 표현하는 식. 원작 소설에서는 이렇게 부부가 대립하는 장면이 제법 많다. 전쟁의 상처를 겪은 톰이 윤리적 고뇌에 빠지는 모습을 집중적으로 조명한 것이다.

원작 특징 호주의 여류 작가 M L 스테드먼이 2012년 펴낸 데뷔작. 미국 일간지 ‘뉴욕 타임스’가 꼽은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제1차 세계대전 직후의 깊은 절망과 이를 회복하려는 모습을 섬세하게 그린 작품으로, 전 세계 독자의 마음을 울렸다.

김나현·백종현 기자 respiro@joongang.co.kr

김나현.백종현 기자 respir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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