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가 지나간 자리’와 『바다 사이 등대』
파도가 지나간 자리 스틸. [영화사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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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이 이저벨을 쳐다보았다. “얼마나 더 기다릴 거예요, 이지? 얼마나 더 있어야 하죠?” “뭘요?” “어떻게 그럴 수 있어요? 매일 이 상태로 어떻게 살아요? 그 불쌍한 여자가 우리 때문에 제정신이 아니라는 걸 알잖아요. 당신 두 눈으로 보기까지 했고!” (중략) 이저벨은 톰을 달랠 방법을 찾고 또 찾았다. “어쩌면…, 어쩌면 루시가 자란 뒤에, 충격이 지금처럼 크지 않을 때 해나에게 말할 수도 있을 거예요…. 하지만 몇 년은 더 있어야 해요, 몇 년은요.” (중략) “난 전쟁에서 많은 걸 봤다고요.” (중략) “그래서 더는 어떤 사람도 다치게 하지 않겠다고 맹세했어요! 내가 왜 등대지기가 됐는지 알아요? 그러면 조금이라도 좋은 일을 할 수 있을 거라고, 불쌍한 사람들이 조난당하는 걸 막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으니까. 그런데 지금 내가 어떤 일을 저질렀는지 봐요.” - 『바다 사이 등대』(M L 스테드먼 지음, 문학동네) 중에서
파도가 지나간 자리 / 사진=영화사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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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vs 원작 영화 ‘파도가 지나간 자리’(3월 8일 개봉, 데릭 시엔프랜스 감독)는 원작 소설만큼 격정적이지 않다. 대화 내용을 보다 함축적으로 줄이고, 주연 배우 마이클 패스벤더와 알리시아 비칸데르의 힘에 더 기댄다. 호흡을 누른 나지막한 목소리로 요동치는 두 인물의 갈등을 표현하는 식. 원작 소설에서는 이렇게 부부가 대립하는 장면이 제법 많다. 전쟁의 상처를 겪은 톰이 윤리적 고뇌에 빠지는 모습을 집중적으로 조명한 것이다.
원작 특징 호주의 여류 작가 M L 스테드먼이 2012년 펴낸 데뷔작. 미국 일간지 ‘뉴욕 타임스’가 꼽은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제1차 세계대전 직후의 깊은 절망과 이를 회복하려는 모습을 섬세하게 그린 작품으로, 전 세계 독자의 마음을 울렸다.
김나현·백종현 기자 respiro@joongang.co.kr
김나현.백종현 기자 respir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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