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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이서진·윤여정이 식당 차린 롬복이 어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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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한갓진 휴양섬

발리보다 깨끗한 해변 많고, 화산도 매력적

부속섬 '길리 트라왕안' 배낭여행지로 인기

인도네시아 롬복이 화제다. 오늘 24일부터 방영하는 tvn 예능 ‘윤식당’의 배경으로 등장해서다. 롬복은 인도네시아 순다(Sunda) 열도에 속한 섬이다. 인기 휴양지 발리에서 동쪽으로 35㎞ 떨어져 있는데 한국에서 직항편이 없어 아직까지 방문객이 많지 않다. 그러나 롬복이 품은 풍경만큼은 발리 뿐 아니라 동남아시아 여느 휴양지에 뒤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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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롬복의 부속 섬 '길리 트라왕안' 해변 카페에서 망중한을 즐기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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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리 가보셨죠? 발리에는 롬복 없지만, 롬복엔 발리 있어요.”

2016년 10월, 인도네시아 롬복 취재 중 만난 가이드가 건넨 말이다. 가이드북과 인터넷에도 비슷한 설명이 많다. 해석하면 이렇다. 롬복은 발리의 풍경과 문화를 고스란히 품고 있다. 롬복에는 근사한 해변과 열대우림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발리 힌두교를 비롯해 이슬람 문화, 토착 신앙 등 다채로운 종교와 문화가 공존한다. 반면 발리에서는 롬복이 자랑하는 새하얀 모래사장과 산호 바다를 찾아보기 어렵다. 종교도 발리 힌두교가 지배적이다.

발리에선 보기 힘든 청정해변

롬복에는 독특한 해변이 많다. 화산재가 섞인 거뭇거뭇한 모래 해변이 있는가 하면, 붉은색 산호가 죽어서 변한 핑크빛 모래 해변도 있다. 그러나 전세계 여행객이 찾아가는 바다는 따로 있다. 롬복 본섬이 아니라 본섬 북서쪽에 다정하게 떠 있는 섬 3개, 즉 길리 트라왕안(Gili Trawangan)·길리 메노(Meno)·길리 에이르(Air)가 주인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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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리 트라왕안 앞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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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리는 작은 섬이라는 뜻이다. 롬복에서 길리라 하면 대부분 이 삼 형제 섬을 일컫는다. 세 섬에는 없는 게 많다. 우선 자동차, 모터 사이클 같은 동력 이동수단이 없다. 가까운 거리는 걷고, 조금 멀리 가려면 자전거나 마차를 탄다. 담수도 없다. 식당이나 숙소 화장실에서 수도꼭지를 돌리면 짭쪼름한 물이 나온다. 지하수에도 해수가 섞여 있다. 그럼에도 여행자는 불편을 감수하며 천혜의 자연을 즐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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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리 트라왕안에는 자동차, 오토바이가 없다. 자전거나 마차, 아니면 두 발로 걸어다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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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섬 가운데 여행객이 가장 많은 섬은 롬복에서 가장 먼 트라왕안이다. ‘윤식당’의 배경으로 등장한 바로 그 섬이다. 위성지도를 보면 백사장이 띠처럼 섬을 두르고 있다. 해수욕장이 따로 없을 정도로 어디에서든 늘어지게 쉬거나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 면적은 15㎢로, 여의도보다 약 5배 크다.

롬복 본섬 북서부에 있는 방살(Bangsal) 항구에서 스피드보트를 타면 약 15분 만에 트라왕안에 닿는다. 일단 섬에 도착하면 알록달록한 선베드가 깔린 카페가 눈에 들어온다. 마차와 자전거가 활보하는 길 건너편에 숙소와 다이빙 숍이 모여 있다. 거리를 활보하는 배낭여행객 대부분은 유럽이나 호주에서 온 백인이다. 길리 트라왕안 열대어와 바다거북이 많이 산다. 굳이 스노클링 투어를 이용하지 않아도 바다로 들어가 조금만 헤엄을 치면 수많은 해양생물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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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리 트라왕안 바다에는 초록거북이 많이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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롬복 남쪽에도 근사한 해변이 많았다. 특히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변으로 꼽히는 탄중 안(Tanjung Aan)이 인상적이다. 낮은 언덕에 올라서면 절벽에 둘러싸인 원형의 만(탄중은 만 혹은 곶이라는 뜻이다)이 내려다보인다. 롬복의 어떤 바다보다 비취색이 강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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롬복 남쪽에 있는 탄중 안 해변.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변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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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사한 폭포 품은 린자니산

롬복에는 바다 말고 산도 있다. 인도네시아에서 5번째로 높은 산 린자니(Rinjani·3726m)는 분화 활동이 활발한 활화산이다. 1990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린자니는 수려한 경관을 자랑한다. 열대우림과 사바나 지대, 화구호까지 온갖 풍광을 품고 있다. 1257년 폭발로 산봉우리를 잃었지만 거대한 화구호 ‘세가라 아낙(Segara Anak)’을 얻었다. 수많은 사람이 사나흘을 걸어 산 정상을 밟고 오거나 저지대 열대우림에서 가벼운 트레킹을 즐긴다. 한국에서도 트레킹 전문 여행사가 여름마다 린자니 등정 상품을 판다. 짐꾼 겸 가이드가 함께 걷고 2박 혹은 3박을 텐트에서 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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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자니산 북부에 있는 티우켈렙 폭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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롬복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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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 등반을 하지 않더라도 폭포를 보고 돌아오는 가벼운 트레킹을 체험할 수 있다. 국립공원 입장료 1만 루피아(약 870원)만 내면, 초록빛 열대우림에 덮인 폭포를 볼 수 있다. 높이 약 50m에 달하는 폭포 센당 길레(Sendang Gile), 더 깊은 산골에 있는 티우 켈렙(Tiu Kelep) 폭포가 장관이다. 특히 티우 켈렙 폭포 아래 웅덩이는 물놀이를 즐기기 좋다. 소스라칠 정도로 물이 차갑고, 바닥이 훤히 보일 만큼 맑다.

글·사진=최승표 기자 spchoi@joongang.co.kr

최승표 기자 spch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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