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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세월호 쉽게 놔주지 않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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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려진 선미 램프 때문에 어젯밤 인양 작업 중단

오늘 아침까지 제거 땐 반잠수선 거치 가능하지만

실패 땐 오늘 밤 소조기 끝나, 인양 일정 늦어질 듯

순조롭게 진행되던 세월호 인양 작업이 암초를 만났다. 해양수산부는 23일 오후 10시 진도군청 대회의실에서 긴급 브리핑을 갖고 세월호를 바다 위 10m까지 끌어올린 상황에서 선미의 램프가 열려 있는 걸 발견하고 인양 작업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해수부와 인양업체인 상하이샐비지는 밤을 새우며 선미 램프 제거 작업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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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가 2014년 4월 16일 침몰 1072일 만인 23일 해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 중국 상하이샐비지 재킹 바지선이 전남 진도군 앞 해역에서 인양 작업을 하고 있다. 세월호 선체 곳곳에 붉은 녹이 보인다. [항공 촬영=김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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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가 1072일 만에 바다 위로 모습을 드러낸 23일 전남 진도군 팽목항 등에서 희생자 유가족과 추모객들은 세월호가 차가운 바다에서 나와 슬픔의 고리를 끊자는 소망을 기원했다. 하지만 바다는 그리 쉽게 세월호를 놔주지 않았다. 해수부는 이날 긴급브리핑에서 “오후 6시30분쯤 잠수사가 세월호 좌현 선미 램프가 열려 있는 걸 발견했고, 이 상태로는 세월호를 반잠수식 선박에 실을 수 없어 램프를 제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램프는 배의 화물칸 문이자 화물을 배에 선적할 때 육지와 연결해 차량이 진입하는 통로로 쓰인다. 화물을 실을 때는 램프를 열고 다 실은 후에는 램프를 닫는다.

길이 10m 정도인 이 램프가 열려 있으면 세월호를 반잠수식 선박에 옮겨 싣는 게 불가능하다. 램프 제거는 빨라야 24일 오전에 마무리될 예정이다. 만약 이때까지 램프를 제거하지 못하면 24일 중에 세월호를 반잠수식 선박에 옮겨 싣지 못할 수도 있다. 세월호를 반잠수식 선박에 옮기지 못하면 사고 현장에서 87㎞ 떨어진 목포 신항으로 끌고 가는 데 큰 어려움을 겪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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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4월 16일 당시 진도 앞바다에서 사고로 침몰 중인 세월호 모습.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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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부는 24일까지인 이번 소조기(小潮期, 밀물과 썰물의 차이가 작아져 유속이 느려지는 기간)에 세월호를 현장에서 1.7㎞ 떨어진 반잠수식 선박에 선적할 계획이었다. 세월호는 수면 위 13m까지 부상한 뒤에야 이동이 가능하며, 이동하는 데만 하루 가까이 소요된다. 소조기를 놓치면 유속이 빨라져 전체적인 작업에 차질이 생길 수도 있다. 이철조 해수부 세월호선체인양추진단장은 “작업을 서두르면 24일 자정 이전에 선적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 단장은 그러나 24일 자정 이전에 세월호를 반잠수식 선박에 선적하지 못했을 경우 어떻게 할지에 대해서는 답을 내놓지 못했다. 정부 관계자는 “24일 오전 8시까지 램프를 절단하지 못하면 다른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23일 오전과 오후에도 인양 과정에서 세월호의 위치가 다소 흐트러지면서 세월호 선체와 재킹 바지선의 와이어 도르래가 접촉하는 간섭현상이 발생해 작업이 두 차례 중단됐다.

진도=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사진=김상선 기자

김상선.이승호 기자 kim.sang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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