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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중국전] ‘애국가’ 울릴 때 야유...극한으로 치달은 혐한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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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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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창사, 서정환 기자] 중국인들이 경기장에서 토해낸 ‘혐한감정’은 상상이상이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국가대표팀은 오는 23일 오후 8시 30분 중국 창사 허룽 스타디움에서 개최된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6차전에서 홈팀 중국에게 0-1로 패했다. 승점추가에 실패한 한국(승점 10점)은 한 경기를 덜 치른 이란(승점 11점)에 이어 2위를 유지했다. 중국(1승2무3패, 승점 5점)은 첫 승을 기록했다.

4만 명을 수용하는 허룽스타디움에 3만 1천명이 가득 찼다. 안전문제를 고려한 중국 공안이 경기장을 80%만 채우라고 지시했기 때문이었다. 공안병력이 무려 1만 명 투입됐다. 경기장 어디를 가도 공안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삼엄한 경비 때문에 기자증을 보여주지 않으면 갈 수 있는 곳이 거의 없다시피 했다.

한국에서 55명의 붉은악마가 창사에 왔다. 한국응원단은 현지교민을 전부 합쳐도 200명이 안 되는 규모였다. 중국응원단과 비교하니 더욱 초라했다. 하지만 한국 팬들은 일당백의 응원전을 펼쳤다.

전광판에 태극기가 뜨자 중국 팬들이 엄청난 야유를 퍼부었다. 한국선수들이 훈련 중에 찬 공이 펜스를 넘어 중국팬들에게 갔다. 한국 선수단 스태프가 다가서자 역시 야유가 쏟아졌다. 2층에 있는 팬들이 1층으로 접근을 할 수 없는 구조여서 큰 불상사는 없었다.

한국선수단이 소개될 때는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중국선수들이 소개되자 반응이 뜨거웠다. 주장은 정쯔, 창사출신인 왕용포, 공격수 가오린이 가장 인기가 많은 선수들이었다. 하지만 누구도 마르첼로 리피가 소개될 때만큼 함성이 크지는 않았다. 리피 감독이 중국인들에게 어떤 존재인지 엿볼 수 있는 대목.

한국선수단은 골대 뒤쪽에 자리를 잡았다. 중국팬들이 있는 구역과는 철제 울타리로 구분이 돼 있는데다 공안들이 겹겹이 인간 벽을 쌓았다. 양팀의 팬들이 충돌하는 것을 철저히 막겠다는 계산이었다.

중국팬들은 대부분이 중국을 상징하는 빨간색 티셔츠를 입고 왔다. 200명 규모의 붉은악마들도 빨간색 한국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왔다. 3만 여명의 응원소리에 경기장이 쩌렁쩌렁 울렸다. 붉은악마가 ‘대한민국’을 외쳤지만 들리지도 않을 정도였다.

혐한 감정은 대한민국 ‘애국가’가 울려퍼질 때 극에 달했다. 붉은악마가 대형 태극기를 들어올리자 엄청난 야유가 터졌다. 중국인들이 일부러 함성을 질러 애국가를 방해할 정도였다. 반면 중국국가가 이어지자 3만여 명이 일제히 합창을 하며 한국의 기를 죽였다. 경기장은 마치 양국이 전쟁을 치르는 분위기였다.

중국의 승리로 중국응원단의 기분은 아주 좋았다. 우려했던 한국응원단과의 충돌도 발생하지 않았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창사=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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