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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中 사드보복, 韓 경제구조 개편 기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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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학회·정치학회 토론회

매일경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에 따른 중국 정부의 보복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 출범 이후 통상압력 위기를 오히려 경제 구조조정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대내외 어려움 속에 조기 대선을 치르는 만큼 포퓰리즘성 공약들이 그대로 차기 정부의 정책으로 옮겨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23일 한국경제학회와 한국정치학회가 공동으로 개최한 '위기 극복과 국민 통합을 위한 시국대토론회'에서 정치·경제 분야 전문가들은 대내외 위기를 국정 운영 반전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구정모 한국경제학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최근 조기 대선 국면으로 정치 리스크가 점증되고 있다"며 "이제껏 겪어보지 못했던 현재 위기는 정치와 경제가 융·복합적으로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발제에 나선 이두원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근 중국의 사드 보복과 관련해 "중국의 압력을 한국이 혼자 부담하는 양자구도보다는 미국, 일본 등 관련 국가의 협력을 통한 다자구도를 통해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며 "더 멀리는 그간 수면 아래에서 잠자고 있던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 논의 재개도 고려할 만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이번 사태를 계기로 지나치게 높은 중국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며 "한국 수출의 25%가 중국으로 향하는 구조는 장기간 지속되기 힘든 만큼 수출구조와 대상국을 모두 다변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무역 갈등을 줄이기 위해 주변국과의 무역 불균형을 완화하는 조치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인실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대선 정국 진입에 따른 포퓰리즘 확산과 사회 갈등의 증폭으로 인한 경제 불확실성이 심화하고 있다"며 "경제변혁기의 큰 파고를 넘으려면 수명을 다한 경제시스템을 총체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이 교수는 "탄핵 정국을 한국 경제가 '패스트 폴로어'에서 벗어나 '퍼스트 무버'로 변환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면서 "공공 노동 교육 금융 산업 부문에서 총체적인 시스템 개혁 없이는 미래가 없다"고 했다.

홍종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포퓰리즘 공약을 걸러내기 위해 "주요 대선 후보들은 집권 후 즉시 시행할 '경제혁신 100일 플랜'에 포함될 경제·사회 분야 핵심 공약 20개를 제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홍 교수는 "도덕성과 인물, 과거 행적에 대한 검증에 못지않게 정책 검증이 중요하다"며 "대선주자의 정책 방안이 한국 경제가 당면한 위기 상황에 적합한 처방인지, 대통령 후보가 자신이 공약으로 내건 정책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추진할 의지가 있는지, 함께 참여할 인사들이 믿을 만한지 세심하게 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장은 트럼프 정부의 한미 FTA 재협상 요구 가능성과 관련해 "정부는 미국의 요구조건, 그리고 이에 대응할 한국 측 요구조건을 미리 준비하며 탄력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며 "이번 기회에 한국 내부의 각종 비관세 장벽에 대한 엄격한 실태 조사와 함께 국제규범에 미치지 못하는 조치들은 과감하게 철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정홍 기자 / 부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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