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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미수습자 가족들 “머리카락 한올이라도…” 간절한 선상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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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맹골수도 인양지점 배 위에서 “국민들께 정말 감사“

수면 위 오르는 순간 반겼지만 처참한 우현 보이자 눈물

“최우선으로 미수습자부터 찾을 수 있게 해달라”



세월호가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낸 23일 오전 11시 미수습자 가족들은 전남 진도 맹골수도 인양지점에서 1.8㎞ 떨어진 어업지도선 ‘무궁화 2호’ 선상에서 반갑고도 안타까운 심정을 피력했다. 이들은 전날 시험 인양 때의 초조함은 가셨지만 밤새 가슴을 졸이며 배에서 선체 인양을 지켜보느라 뜬눈으로 밤을 지새운 탓인지 힘든 기색이 역력했다.

가족들은 “(걱정해준) 국민 여러분 덕분에 배가 올라왔다. 정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선체가 물 위로 드디어 올라왔다. 인양 과정을 완료할 때까지 많은 기도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세월호 선체에서 미수습자를 수색하려면 반잠수식 선박 선적, 87㎞ 떨어진 목포신항 이송 등 아직 여러 고비가 남았다. 미수습자인 단원고생 허다윤양의 아버지 허흥환씨는 “3년간 이 순간을 손꼽아 기다렸다. 이게 마지막이 아니고 인양의 시작이다. 하루라도 빨리 온전하고 안전하게 인양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들은 물 위로 드러난 선체 우현이 긁히고 뚫려서 처참한 데 충격을 받았다고 토로했다. 단원고생 은화양의 어머니 이금희씨는 “처음으로 (세월호) 모습이 보였을 때 ‘이제 집에 갈 수 있겠다’는 생각에 소리를 질렀다. 다음 순간 ‘은화가 저런 곳에 있었다니 불쌍해서 추워서 어떡하나’하고 억장이 무너졌다”고 눈물을 훔쳤다.

이들은 선체를 들어 올린 만큼 최우선으로 미수습자부터 찾아 가족의 품에 안겨주어야 한다고 간절하게 호소했다. 이를 위해 지난주 국무회의에서 의결돼 국회 본회의 의결을 거쳐 구성될 선체조사위원회에 미수습자 가족들의 입장을 대변할 위원을 추천할 수 있게 해달라고 주문했다. 여야정당 추천 5명과 유가족 추천 3명 등 8명으로 구성하는 조사위에 미수습자 가족이 추천하는 한 명을 배정하라는 요구다.

이들은 “최우선으로 미수습자를 찾아야 한다. 손톱 한 조각, 머리카락 한 올이라도 찾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아는 전문가를 선체조사위에 추천하고 싶다”고 말했다. 가족들을 돕는 양한웅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집행위원장은 “가장 빨리 미수습자 9명을 찾아 달라는 게 가족들의 일관된 입장이다. 선체를 절단해 달라고 언급한 적이 없는 만큼 이런 표현을 쓰는 것은 자제해 달라”고 언론에 당부했다.

진도/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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