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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30 (토)

[카드뉴스] 비싼 빵 만들면 잡혀가는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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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싼 빵 만들면 잡혀가는 나라

베네수엘라의 '빵 전쟁'

최근 베네수엘라에서는 4명의 제빵사가 체포되었습니다. 이유는 이들이 크루아상이나 브라우니 같은 '고급빵'을 만들었다는 것이었죠.

베네수엘라에서는 빵의 주재료인 밀이 생산되지 않아서 정부가 수입·배분해 주는 밀가루로 빵을 만듭니다. 그런데 심각한 경제난에 밀 수입과 배급이 줄어들면서 '빵 전쟁'이 시작됐습니다.

빵 하나 사 먹기도 힘든 지경이 되자 베네수엘라 정부는 밀가루의 90%를 바게트 등 일반빵을 만드는 데 사용하고, 나머지 10%만 케이크 등 고급빵을 만드는 데 쓰라는 지침을 내렸습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업주들이 이익을 위해 고급빵을 규정보다 더 많이 만들면서 빵 부족 사태가 일어난다’며 ‘빵 전쟁’의 원인을 제빵업계로 돌리고, 지침을 어긴 제빵사들을 체포했습니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제빵업계는 억울하다는 입장입니다. 정부의 밀가루 수입이 턱없이 부족해서 빵을 제대로 생산할 수 없다는 겁니다.

한 때 '가난할 수 없는 나라'로 불린 산유국 베네수엘라. 그러나 원유 수출에 전적으로 기대 온 베네수엘라 경제는 최근 수 년간의 유가 하락에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지난해 베네수엘라에서는 코카콜라 공장이 설탕 부족으로 멈췄고, 감자 수입이 어려워진 맥도날드가 감자튀김 판매를 중단하고 대신에 토착 작물인 유카(yuca)튀김을 팔기 시작했죠.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베네수엘라인의 75%가량이 평균 8.62kg 살이 빠졌습니다. 계속되는 식량난에 베네수엘라 국민들은 거리에서 개, 고양이, 비둘기까지 잡아먹기 시작했습니다.

마두로 다이어트. 못 먹어서 살이 빠지는 현상에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이름을 빗댄 말입니다. 1천600%에 달하는 인플레이션, 만성적 생필품 부족에 성난 베네수엘라 민심은 대통령 탄핵 시위를 벌이기도 했죠.

경제파탄의 책임을 차베스 전(前) 대통령 탓으로 돌리는 사람도 있습니다. 사회주의를 지향하면서 복지만 확대하고 석유산업의 이익을 국가발전에 활용하지 않았다는 거죠.

3kg 소고기 한 덩어리 가격이 월 최저임금에 육박하는 베네수엘라에서는 폭동과 약탈도 잦아지고 있는데요. 세계 최대 석유 매장량으로 중남미를 호령하던 국가의 몰락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서울=연합뉴스) 이상서 기자·김지원 작가·이홍재 인턴기자

shlamaz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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