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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어머니 곁을 지키고 싶다"..멈추지 않았던 데이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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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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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조희찬 기자] “어머니께선 ‘신경 쓰지 말아라’고 말씀하셨지만 그럴 수 없었다.” 제이슨 데이(호주)의 눈물이 끝없이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

데이는 22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의 오스틴CC에서 열린 월드골프챔피언십(WGC) 조별리그 1차전에서 기권을 선언한 후 스스로 기자들 앞에 섰다. “(취재진에게)말해줄 것이 있다고 들었다”는 사회자의 말에 데이는 힘겹게 입을 열었다. 그는 “(기권에 대한) 핑계를 대려는 것이 아니다. 내 허리 상태는 괜찮다. 모든 게 좋다”고 말하면서도 흐르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했다.

호흡을 가다듬은 그는 “어머니가 폐암으로 투병 중이다. 올해 초 12개월 시한부 선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치료를 위해)미국으로 건너오신지 좀 됐다. 이번 주 금요일 수술을 받으실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데이는 골프를 아버지 앨빈에게 처음 배웠다. 그러나 세계 최정상급 골퍼로 만든 것은 그의 어머니 데닝이다. 미국 골프채널에 따르면 필리핀계 호주인인 데닝은 남편을 위암으로 잃고 홀로 데이를 키웠다. 당시 데이의 나이 12세였다.

데이 스스로 “찢어지게 가난했다”고 말할만큼 집안 사정은 어려웠지만 데닝은 포기하지 않았다. 뜨거운 물이 끊기면 물을 직접 끓여 아들 데이의 몸을 덥혀 주었다. 아들이 골프에 전념할 수 있도록 ‘투잡’을 뛰었다. 데이를 집에서 7시간 떨어진 스포츠 프로그램이 유명한 쿠랄빈 국제학교에 보내며 재능을 살렸다.

데이는 “정말 골프에만 전념하기 힘들었다”며 “어머니가 수술할 때 곁을 지키려 한다. 어머니는 내가 골프를 하는 이유다. 어머니가 정말 오래, 오래 사셨으면 좋겠다”고 흐느꼈다.

데이는 얼마전까지만 해도 세계랭킹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그러나 올 시즌 들쭉날쭉한 성적으로 어느새 세계랭킹이 3위까지 떨어진 상태다. 그의 급격한 순위 하락에는 어머니의 투병이 많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이날 데이가 기권하면서 팻 페레즈(미국)가 승점 1점을 챙겼다. 페레즈는 마크 레시먼(호주)과 3조 공동 선두로 나섰다.

이변도 속출했다. 세계랭킹 순으로 참가하는 이 대회서 가장 낮은 시드를 받은 김경태(31)는 전년도 메이저대회 마스터스 챔피언 데니 윌릿(11번 시드·잉글랜드)을 4홀차로 꺾었다. 이날 한국 선수가 거둔 유일한 승리다.

‘세계랭킹 2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세계랭킹 68위 쇠렌 키옐센(덴마크)에게 2홀차로 졌다. 세계 랭킹 6위 조던 스피스(미국)도 세계랭킹 60위 다니하라 히데토(일본)에 덜미를 잡혔다.

김시우(22)는 필 미컬슨(미국)의 벽에 막혔다. 왕정훈(22)은 라파 카브레라 베요(스페인)에 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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