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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불난집에 부채질?…트럼프 장남, 테러후 런던시장 공격했다 역풍(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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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미국 트럼프 대통령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
[EPA=연합뉴스 자료 사진]



(워싱턴·서울=연합뉴스) 이승우 특파원 안승섭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남인 트럼프 주니어가 22일(현지시간) 의사당 주변 테러로 사상자가 발생한 영국 런던의 시장을 섣불리 비난했다가 되레 역풍을 맞았다.

트럼프 주니어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지난해 9월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폭발 사건이 발생했을 당시 사디크 칸 런던시장의 인터뷰 기사를 링크하고 "장난치느냐"고 적었다.

당시 칸 시장이 언론 인터뷰에서 "테러 공격은 대도시 생활의 한 부분"이라고 했던 주장을 이날 테러 사태와 엮어 문제 삼은 것이다. 이번 사건에 칸 시장의 평소 테러에 대한 인식도 일정 부분 책임이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런던 최초의 이슬람교도 시장인 칸 시장은 오래전부터 반(反) 트럼프 성향을 보여왔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영국 국빈 방문도 공식적으로 반대하는 등 트럼프 가와는 앙숙 같은 사이다.

하지만 트럼프 주니어는 칸 시장의 인터뷰 내용을 제대로 알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당시 칸 시장이 인터뷰에서 대도시 생활의 한 부분이라고 말한 것은 테러가 아니라, 바로 '대테러 준비(terrorism preparedness)'였다.

칸 시장은 대테러 준비 태세를 강조하며 "그것은 방심하지 않는 것, 경찰이 항상 지역사회와 접촉을 유지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것은 치안 서비스를 준비시켜 놓는 것, 생각과 모범 사례를 공유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어 자신에게 런던을 안전하게 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고 강조했다.

사정이 이렇자, 이번에는 트럼프 주니어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당시 칸 시장의 인터뷰 내용을 제대로 알지도 못한 채 섣불리 글을 올렸다는 비판이다.

영국 노동당의 웨스 스트리팅 의원은 트위터에서 트럼프 주니어가 정치적 목적을 위해 테러리스트 공격을 이용했다고 비판하며, 그를 "수치스러운 존재"라고 불렀다.

영국 채널4의 시어런 젠킨스 특파원은 트럼프 주니어에게 그의 트위터가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지 물으며 "참사를 겪는 런던시장을 못살게 굴기 전에 그 인터뷰 기사를 읽어보기라도 했느냐"고 비꼬았다.

트럼프 주니어는 문제의 발언 후 더는 트위터에 글을 올리지 않은 채 이메일로만 "나는 모든 트위터에 해설을 달지는 않는다"고 답했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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