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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브라질 썩은 닭 파장 ②] 브라질산 닭고기, 정말 싸구려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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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수입 닭고기 중 브라질산 83%

-저품질 아니지만 위생문제 전력있어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브라질산 닭고기에 ‘상한 고기’ 낙인이 찍혔다.

가뜩이나 수입 농축산물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만연한 가운데 이번 파문으로 브라질산 육계 전체가 못믿을 음식이 돼버렸다.

온라인에서는 브라질산 닭고기를 ‘저질’(低質)로 취급하는 분위기다. 누리꾼들은 “싸구려 브라질산 닭 퇴출하라”, “순살치킨, 닭다리살 버거 전부 먹을 게 못된다”, “치킨 원산지 브라질 확인하고 입맛 뚝”이라는 반응을 내놓으며 브라질 닭에 대한 극도의 거부감을 표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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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육계 가공 현장. [사진=nationalgeograph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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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에는 ‘브라질 닭’이라는 제목으로 연일 거대 닭 사진이 올라온다. 이를 두고 ‘괴물닭’이라는 댓글이 달린다.

실제로 브라질산 닭고기는 괜찮은 걸까? 전북대학교 동물자원학과 류경선 교수에게 물었다.

류 교수는 23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브라질산 닭고기이라고 저품질은 아니다”고 했다. 그는 “국내산 닭과 브라질 닭의 품질에는 큰 차이가 없다”면서 “단지 브라질 닭은 냉동상태에서 들여와 해동되기 때문에 국내 생닭과는 다소 맛에 차이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류 교수는 브라질 닭이 거대한 것은 품종의 차이가 아니라 사육기간의 차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1.5kg 내외의 작은 닭을 선호하는 국내 소비자들의 기호에 따라 국내 닭은 30일간 사육된 후 출하한다”면서 “브라질 닭은 6주 가량 키워 출하하기 때문에 2.5kg로 국내산에 비해 월등히 커진다”고 했다. 류 교수에 따르면 닭은 크게 키울수록 닭맛이 깊어진다. 살코기와 아미노산이 풍부해지기 때문에 플레이버(향)가 강해지기도 한다. 고기 특유의 냄새를 싫어하는 우리나라 사람들과 맞지 않을 수도 있다는 말이다.

실제로 양계산업에 있어서 브라질은 세계적 수준이다. 환경 조건이 뛰어난 브라질은 양계 R&D에 지속적 투자를 하며 국가산업으로 관리하고 있다. 전세계서 닭고기를 가장 많이 생산하는 나라는 미국이지만 가장 많은 수출을 하는 나라는 브라질이다.

지구에서 매년 도축되는 닭 400억마리 중 68억 마리는 브라질산이다. 2015년 브라질은 닭고기를 1314만톤 생산했고, 이 가운데 884만톤을 자국에서 소비했으며 430만톤을 수출했다. 우리나라에는 2005년 9월부터 브라질산 닭고기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2016년 기준 전체 수입 닭고기 물량은 10만7399톤, 이 중 브라질산은 전체의 83%인 8만8995톤에 달한다.

그러나 위생에 있어서는 신뢰하기 어렵다. 브라질 닭고기는 지난 2009년 클로람페니콜 등의 항생제가 발견돼 문제가 됐고 2015년에는 말초신경장애를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노르플록사신이 검출된 바 있다. 여기에 최근 식중독 균이 있는 브라질산 닭고기 문제까지 불거진 것이다. 이로 인해 수입 축산물에 대한 정부의 검역기준과 사후관리 자체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도 더욱 커지고 있다. 21일 농식품부가 “문제가 된 업체의 닭고기가 국내에 수입되지는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지만, 소비자들이 여전히 불안한 이유다.

summ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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