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8 (목)

누구, AI 비서가 먼저 말거는 시대 연다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주방 가스밸브가 계속 켜져 있네요" "세탁기 탈수가 끝났어요"
(누구 : SKT AI 비서)
SKT, 내달 세계 첫 서비스 대화형쇼핑.음성광고 접목 막강한 수익모델 될 가능성


#. (감미로운 멜로디와 함께 조명등이 깜빡거린 후) 인공지능(AI) 비서 '사만다'가 먼저 남자 주인공에게 말을 건넨다. "잠자고 있는 데 깨워서 미안해. 사랑한다는 말을 꼭 하고 싶었어." -영화 '그녀(HER)'의 한 장면.

파이낸셜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르면 다음달부터 SK텔레콤의 음성인식 기반 인공지능(AI) 비서 '누구(NUGU)'가 영화 속 사만다 처럼 이용자에게 먼저 말을 건넨다. 글로벌 기업들의 AI비서 서비스들이 사용자의 말을 알아듣기는 하지만, 먼저 말을 건네는 기능은 '누구'가 세계 처음으로 선보이는 기능이다. 그야말로 AI비서와 대화를 할 수 있는 시대가 현실이 되는 것이다.

먼저 말을 건네는 AI비서 서비스는 대화형 쇼핑(음성 커머스)이나 음성 안내 광고 등에 접목돼, 통신업계가 AI 비서로 B2B(기업 간 거래) 형태의 새로운 수익모델을 찾는 시발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용자와 쇼핑, 금융 등 업체를 연결해주는 중개 역할을 AI 비서가 하는 셈이다.

■AI 비서 '누구'…이달말 '대화형 쇼핑' 기능 도입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출시된 SK텔레콤 AI비서 '누구'가 이달 말 대화형 쇼핑 기능을 추가하는 등 또 한 번의 서비스 업그레이드를 실시한다. 이용자의 음성 명령에 따라 음악 재생과 날씨.교통정보 안내는 물론 제습기나 인터넷TV(IPTV) 등을 제어하고 피자.치킨 배달까지 해주는 누구를 통해 전자상거래도 즐길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아마존이 지난해 7월부터 AI비서 알렉사가 탑재된 '에코' 등을 통해 아마존 쇼핑을 지원하는 것과 같이, 국내 소비자들도 누구를 통해 '11번가' 같은 오픈마켓에 올라온 물건을 AI비서를 시켜 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아마존의 '알렉사 보이스 쇼핑'의 경우, 알렉사를 통해 주문한 이용자에게는 추가 할인까지 해주기 때문에 누구와 연동되는 11번가의 서비스 역시 유사한 형태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가스밸브가 계속 켜져 있어요"…사전알림 추가

이처럼 '한국판 알렉사'를 지향하며 빠르게 추격해 온 누구가 이용자에게 말을 건네는 기능을 먼저 상용화하면서 '퀀텀점프(대약진)'를 이루게 됐다. 이 기능은 이용자가 AI 비서에게 명령을 내리기 전에 주변 상황을 인지한 AI 비서가 먼저 말을 건네는 형태다.

이를테면 스마트홈과 연동된 누구는 집 안의 가스차단기가 장시간 열려 있거나 세탁기 탈수 작업 등이 마무리 되면 이용자에게 알려준다. 이때 이용자가 혼자 있거나 다른 일에 집중해 있는 데 갑자기 알림 목소리가 나오면 화들짝 놀랄 수 있기 때문에, 영화 '그녀'의 사만다가 탑재된 기기처럼 감미로운 멜로디와 함께 누구의 무드등이 깜빡거린 후 말을 건넨다.

■대화형 쇼핑에서 음성 안내 광고로 진화 관측

SK텔레콤의 야심작인 누구가 명령어 기반에서 대화형 AI 비서로 진화하면서 앞으로 서비스 확산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이란 게 업계 관측이다. 게다가 누구의 핵심 API(애플리케이션 개발 도구)까지 공개되면, 국내 AI 플랫폼 생태계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된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와 관련, 업계 일각에서는 누구가 음성 안내 광고 분야도 선점하게 될 것이란 예상도 제기되고 있다. 네이버에서 '주말에 볼 영화'를 검색하는 것과 같은 맥락으로 앞으로는 누구에게 '이번 주말 날씨 어때'라고 물으면 '비가 올 것 같아요. 극장이나 Btv를 통해 영화 한편 감상하는 건 어떨까요'라고 답하는 형태다.

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업체 관계자는 "구글과 네이버가 포털 검색광고를 넘어 유튜브 등 동영상 재생 전 광고를 노출한 것처럼 AI 비서에도 음성광고가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며 "페이스북이 무료로 전 세계 이용자를 끌어모은 뒤, 타임라인에 중간광고를 넣어 돈을 벌고 있는 것처럼 AI 비서의 음성광고가 향후 막강한 수익모델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