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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사면초가'에 빠진 트럼프...FBI '대선개입 러시아 공모여부' 조사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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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코미 FBI 국장, 트럼프 도청주장 '근거 없다'...지지도 추락 속 새로운 사실 드러날 경우 '치명타']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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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2개월 만에 제임스 코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의 폭탄 발언으로 최대의 정치적 위기에 몰렸다.

반이민 행정명령 등에 대한 반발로 국정 지지도가 하락하는 가운데 FBI가 트럼프 대선캠프와 러시아정부 간 대선 개입 공모 여부를 조사 중이라고 밝히면서 경우에 따라선 대통령 정통성에 치명타를 입을 수 있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2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 등 미국 주요 언론에 따르면 제임스 코미 미국 연방수사국(FBI) 국장은 이날 하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 출석,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캠프와 러시아 정부가 2016 미국 대선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공모했는지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또한 코미 국장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대선 기간 중 자신을 도청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에 대해서도 “근거가 없다”고 일축했다.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 트럼프=이날 코미 국장의 발언은 현직 대통령에게 직접 영향을 미칠 수 있는 FBI의 수사 사실을 처음 공개적으로 발표했다는 점에서 매우 이례적이며, 트럼프 행정부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웠다고 미국 주요 언론들은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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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코미 미 연방수사국(FBI) 국장


코미 국장은 이와 관련, “FBI는 전통적으로 조사사실을 공개하지 않지만, 공공의 이익 등 이례적 상황에서는 공개하는 것이 적절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코미 국장은 러시아 공모여부에 대한 조사기간과 관련, “조사가 얼마나 오래 걸릴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코미 국장은 트럼프캠프 관계자들과 러시아정부간 관계에 대한 세부사항이나 언론에 보도된 구체적 사실에 대해선 입을 닫았다.

코미 국장과, 마이크 로저스 국가안보국(NSA) 국장은 아울러 영국 정보기관이 오바마 대통령이 트럼프 대선캠프의 정보를 얻는 것을 도왔다는 스파이서 대변인의 주장에 대해 ‘터무니없는 얘기“라고 지적했다.

코미 국장은 지난해 대선을 11일 앞둔 상황에서 당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후보의 개인이메일 사용에 대한 재수사 사실을 공표해 트럼프 당선에 일조했다. 하지만 코미 국장은 이날 국회 발언으로 취임 2개월째인 트럼프 대통령을 최대의 위기에 몰아넣은 주인공이 됐다.

◇백악관에 드리운 ‘먹구름’...트럼프 거센 반발=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은 이날 러시아와의 공모 주장을 거세게 반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트위터를 통해 “민주당이 끔찍한 선거운동을 펼친데 대한 핑계로 러시아 이야기를 만들어내 밀어붙였다”고 주장했다.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 역시 “FBI 조사에서 아무 것도 안 나올 것”이라며 “보는 것은 좋지만 조사가 끝날 때 다른 사람들과 동일한 결론에 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도청주장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스파이서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코니 국장의 부인에도 오바마 전 대통령의 지시로 트럼프타워가 도청됐다는 자신의 비난을 철회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미 언론들은 FBI의 수사기간이 수개월이상 걸릴 수 있고, 이는 향후 트럼프의 백악관에 엄청난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미 정권 초기에 러시아와의 내통의혹으로 마이크 플린 전 국가안보보좌관이 사임하는 타격을 입었다. 플린 전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전 민간인 신분으로 러시아 대사와 미국의 대러시아 제재 해제 가능성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밝혀졌다.

◇러시아, 미 정치 개입 지속된다 ‘경고’=이날 코미 국장과 로저스 국장은 "러시아 정보기관들이 지속적으로 미국 선거에 개입할 것"이라고 한목소리로 경고했다. 두 사람은 “러시아가 2016년 대선에서 그들의 작전이 성공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지난 1월 미 정보기관들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러시아정보기관 소속 해커들이 2015년과 2016년 민주당 전국위원회의 컴퓨터뿐 아니라 민주당 관계자들의 이메일을 해킹했다고 밝혔다.

이 자료들은 폭로전문사이트인 위키리스크에 전달됐고, 위키리스크는 지난해 여름 민주당전당대회 직전부터 가을까지 민주당에 피해를 입힐 수 있는 내용의 이메일들을 공개했다. 이 같은 러시아의 개입은 선거과정의 합법성을 약화시키는 한편, 클린턴의 대선운동에 피해를 주고, 트럼프의 승리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었다고 정보기관들은 결론지었다.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은 플린 전 보좌관을 낙마시킨 러시아 접촉정보를 언론에 흘린 정보기관내 정보유출자를 색출하라고 역공을 펴고 있다. 하지만 당장 근거 없이 오바마 전 대통령을 상대로 도청의혹을 제기한 것에 대한 민주당의 역공에 직면해야하는 처지에 놓였다.

또한 FBI의 수사상황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의 정통성에 치명타를 입힐 수 있는 새로운 사실이 드러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더구나 오바마케어(건강보험개혁법·ACA)를 폐지·대체하는 공화당 법안, 이른바 트럼프 케어를 둘러싼 논란과, 법원이 잇따라 제동을 건 반이민 행정명령에 대한 반발 등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사면초가에 빠진 상황이다. 국정지지도 역시 하락하고 있다.

여론조사기관인 갤럽이 실시한 국정 지지율 여론조사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국정 지지도는 전주대비 8%포인트 떨어진 37%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1월 20일 취임 이후 최저 지지율이다. 또한 취임 2개월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로도 역대 최저다.

뉴욕=송정렬 특파원 songj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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