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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검찰 소환된 朴전대통령, 오욕의 역사 더는 없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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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이 21일 마침내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모습을 드러냈다. 쏟아지는 카메라 플래시 세레를 받으며 포토라인 선 박 전 대통령을 지켜보는 심정은 그저 참담할 뿐이다. 검찰청사에 도착한 박 전 대통령은 “국민에게 송구스럽고,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는 짧은 메시지만 남기고 총총 시야에서 사라졌다. 애초 감동적인 메시지를 기대한 건 아니지만 너무나 요식적인 발언이 국민들을 더 우울하게 한다.

전직 대통령이 이런 모습을 보이는 게 전두환 노태우 노무현 전 대통령에 이어 벌써 네번이나 된다. 부끄러운 역사의 반복에 자괴감이 들 지경이다. 더욱이 이날 박 전 대통령의 모습은 외신을 타고 전 세계에 실시간으로 전해졌다. 대한민국의 품격이 또 한번 땅에 떨어지는 순간이다.

더 이상 이같은 오욕(汚辱) 역사가 되풀이 되어선 안된다. 그 방법은 오직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의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는 것이다. 그래야 후임자들이 반면교사로 삼아 불행한 전철을 밟지 않는다.

그 키는 박 전 대통령이 쥐고 있다. 이날 검찰에서 박 전 대통령이 무슨 말을 했는지 아직은 정확히 알려진 것은 없다. 그러나 조사 과정에서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털어놓았으리라 믿는다. 박 전 대통령의 주장처럼 ‘선의’에서 시작된 일이라면 더욱 그랬을 것이다. 또 그것이 4년 전 압도적 지지를 보내준 국민들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이자 그 자신의 구겨진 명예를 회복하는 유일한 길이기도 하다. 숨기고 가린다고 될 일도 아니다. ‘최순실 사태’가 이렇게 커진 것도 애초 진실을 감추고 축소하려했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잘못을 인정하고 걸맞는 조치를 취했다면 검찰 포토라인에 서는 일도 없었을 것 아닌가. 누구보다 이를 박 전 대통령이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검찰이 좌고우면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 특히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는 우리 사회의 법치를 정립하고 검찰의 명운이 걸린 사안이라 할 수 있다. 그러기에 어떠한 정치적 판단이나 외부의 입김이 개입해선 안된다. 오로지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하고 결과를 도출해야 한다.

박 전 대통령 신병 처리 역시 마찬가지다. 그게 어떤 형태가 됐든 일체의 고려없이 집행해야 한다. 대선 레이스가 한창인 정치권도 헌법재판소의 결정처럼, 검찰의 판단을 존중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선거전 유불리를 따져 정치적으로 이용하게 되면 자칫 걷잡을 수 없는 갈등의 소용돌이에 다시 휘말릴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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