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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기자수첩]'세월호 인양' 해수부의 냉정과 열정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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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오후 6시, ‘세월호를 인양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최종점검이 19일로 예고된 상황에서 해양수산부가 갑작스럽게 인양 가능성을 밝혔다.

이날 발표는 최종점검 결과에 따라 시험인양에서 본인양까지 자연스럽게 연결이 가능하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해수부는 이달까지 모든 점검을 마무리 하고, 4월 초 인양을 시도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해수부는 불과 약 3시간 만에 기상 악화를 이유로 철회했다. 이로 인해 국민적 관심 사안을 두고 ‘오락가락’한다는 비판을 자초했다.

김영석 해수부 장관은 세월호 인양에 줄곧 강한 의지를 보여왔다. 올해 신년사에서 “모든 역량을 동원해 세월호를 가능한 빠른 시일 내 인양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월 전남 진도 팽목항을 찾아 “3월 하순부터는 언제든지 (인양)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도 했다.

오는 4월16일 ‘세월호 3주기’를 의식해 가급적 빠른 인양을 하려는 의도는 모르지 않는다. 실제 해수부 고위관계자는 “3년, 3주기라는 의미가 있지 않겠나”라며 “개인적으로는 미수습자 가족의 안타까움, 국민 염원을 고려해야 한다”며 조기에 인양하겠다는 뜻도 드러냈다.

그 같은 심정은 이해하지만 실행은 신중을 기해야 한다. 무엇보다 실패할 경우의 후폭풍이 상당하다. 세월호는 선박의 무게만 6825톤(t), 그 안에 들어있는 각종 사물이 3200톤으로 총 무게만 1만톤에 이른다.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고난도 작업이다.

40~50m의 수심에서 엄청난 무게의 선체를 끌어 올려야 한다. 66개의 와이어 중 하나만 잘못되어도 균형을 잃어 연쇄적인 끊김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이 경우 선체가 파손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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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최종 점검에서 와이어 장력테스트에서 꼬임 현상도 나타나 이를 막는 장치를 설치했다. 만약 꼬임 현상으로 선체가 손상이라도 가면 아찔한 일이 된다.

세월호 3주기에 맞춰 선체가 인양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중요한 것은 완벽한 성공이다. 선체 인양이라는 열정은 갖되, 실제 작업에서는 냉정함이 필요하다.

중요한 것은 깜짝쇼를 하는 게 아니라 선체의 손상 없이 배를 건져 올리는 것이다. 조금만 더 해수부가 신중하게, 일 처리를 했으면 한다.

세종=이동우 기자 cane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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